트럼프 "옐런 FRB 의장, 오바마 위해 저금리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사진=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FRB가 오바마 대통령을 돕기 위해 정치적으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저금리가 계속 유지돼왔다"며 "이는 재닛 옐런 FRB 의장이 명백하게 정치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FRB가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시장이 왜곡됐다"며 "옐런 의장은 그가 국가에 하는 일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FRB는 독립적이었지만 현재는 아니"라고 일침했다.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기간 중 기준금리 변화가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오바마 행정부가 끝나기 전 기준금리가 오른다 해도 매우 적은 폭일 것"이라며 "FRB는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한 뒤 새로운 대통령이 기준금리를 올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하고 남은 여생을 골프나 치며 살고 싶어 한다"며 "(퇴임하고 난) 1월이면 그는 아무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예금주들이 FRB의 정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봤다. 그는 "올바른 사람들이 돈을 저축하고 부동산 담보 대출을 줄였다"며 "그들은 현재 예금에 대해 제로에 가까운 이자를 받고 있다"고 했다.


FRB 대변인은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의견 표명을 거부했다. FRB는 그동안 대선 등 정치행사가 향후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지난 수년 간 FRB의 금융위기 관련 대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비판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주요 정당 대선후보로선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불과 네 달 전만해도 FRB와 통화정책을 존중하는 자세를 취했다. 지난 5월18일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FRB의 적이 아니"라며 "옐런 의장이 일을 못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초엔 기준금리 인상을 '재앙'이라 표현하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옹호했다.

트럼프는 다만 지난해 11월 옐런 의장이 정치적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옐런 의장이 매우 특정한 이유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옐런 의장에게 기준금리를 올리지 말라 했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중에 큰 거품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