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 보석 요청…"신동빈 회장과의 형평성 고려해달라"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면세점 등에 입점시켜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와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롯데 총수일가 중 가장 먼저 재판에 넘겨진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여)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호소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 심리로 열린 신 이사장에 대한 첫 공판에서 변호인은 "세간에서 엄정히 보고 있는 신 회장도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며 "신 이사장을 계속 구금해 재판할 것인지 다시 생각할 요인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고 변론했다.

변호인은 "신 이사장은 유·무죄를 떠나 많이 반성하고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다만 신 회장이 풀려났다고 신 이사장을 풀어달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이어 "신 이사장은 롯데 일가에서 처음으로 유일하게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며 "건강 문제와 상당 금액을 공탁한 점도 반영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은 사건 관계자들을 회유하고 허위 진술을 부탁했다"며 "불구속 재판을 할 경우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압수수색 당시 신 이사장은 제주도 골프대회에 참석하고 있었다"며 "고령에 비해 굉장히 건강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구속 재판을 강조하자 신 이사장은 피고인석 책상에 머리를 대고 한동안 엎드려 있었다. 재판 후에는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이사장은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 등에 입점시켜주는 대가로 업체들로부터 35억3000만원의 뒷돈을 받고 회삿돈 47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560억원 상당의 탈세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