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영입? 주식산 연예인 결국… 검찰, 집중단속

#하인국 전 하나로저축은행장은 2014년 8월 국내 유아의류업체인 아가방컴퍼니가 대주주 주식과 경영권을 약 320억원에 중국 기업으로 매각하는 M&A(인수·합병)를 중개했다. 하 전 회장은 이 정보를 이용해 약 77억원 상당 아가방컴퍼니 주식을 매수해 33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얻었다. 검찰은 하 전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및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지난해 7월16일 오전 9시쯤, 그룹 씨엔블루 이종현씨는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 임원으로부터 유명 연예인 유재석씨를 영입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씨는 이 정보가 공개되기 직전 FNC엔터 주식 1만1000주를 매수했다. 당시 시가로 2억3600여만원 상당이었다. 부당이득을 얻은 이씨는 자본시장법위반 혐의로 벌금 2000만원의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부장검사 박길배)는 올 6월부터 미공개 정보 이용사범 집중 단속을 실시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은 최근 유관기관에서 접수된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사건 수가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검찰은 이 기간 미공개 정보 이용사건 총 5건을 수사했다. 하 전 회장을 구속기소하고 가수 이종현씨를 약식기소하는 등 불공정거래사범 19명을 적발했다.

검찰은 이번 집중단속에서 △중국계 회사의 국내 상장회사 M&A 정보를 이용한 국내 브로커와 내부자 중국인들의 미공개정보 이용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유명 방송인 영입 정보를 이용한 소속 연예인의 미공개정보 이용 △제약회사의 신규 투자 진출 정보를 이용한 내부 직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회사의 합병시 등기 업무를 담당했던 법무사의 미공개정보 이용 등 다양한 유형과 경로의 미공개정보 이용 범행을 적발했다.


올 상반기 금융위원회에서 검찰에 고발·통보한 미공개정보이용행위 사건은 총 2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대규모 M&A 과정에서 중국인 2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은 정보의 불균형 상황을 이용해 주식 거래로 거액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 건수는 전년 대비 3배인 33건, 거래액은 128% 증가한 19억3000만 달러(약 3조 726억원)를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중국의 한국 기업 M&A 64건 중 70%가 최근 2년 사이에 이뤄졌다.

미공개정보 이용 범죄는 내부자·정보수령자 간 정보를 매우 은밀하게 전달하고 상호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는 특징이 있다. 증거인멸이 쉬운 사건 특성상 혐의 입증이 어렵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 대상 사건들도 차명계좌를 통한 주식거래와 자금원·불법수익 추적을 피하기 위한 자금세탁 등 범행 은폐 시도가 있었다"며 "특히 중국계 회사의 M&A 정보 이용 범행의 경우 정보 생성과 유통 경로가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져 증거 확보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공개정보 이용 사범은 정보의 평등성이라는 게임의 룰을 위반해 주식시장의 건전성과 공정성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신뢰를 손상시켜 국민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주식시장의 기능을 저해하는 범행"이라며 "점점 진화하는 미공개정보 이용범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업해 집중 단속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