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긴 호황..화학株 4Q까지 문제없다

계절적 비수기에도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화학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업황 호조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있지만 업황 사이클이 시장 예상보다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증권가에서는 올 4분기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 추정치를 높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확신하고 있다.


7일 LG화학 (373,500원 ▲500 +0.13%)은 전일대비 0.83% 오른 2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9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일주일 새 8% 올랐다. 롯데케미칼 (100,000원 ▼400 -0.40%), 한화케미칼 (23,150원 ▼650 -2.73%)은 같은 기간 각각 8%, 6.7% 상승했고 대한유화는 11% 급등했다.

증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주요 화학업체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예상보다 제품 가격 상승추세가 오래 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석유제품의 원료 중 하나인 석탄, 에탄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품 가격 상승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국내 화학업체들의 경우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주로 나프타를 분해하는 방식인 NCC(납사크래커)를 이용하고 중국은 석탄분해방식(CTO), 미국 등지에서는 에탄가스를 이용하는 방식(ECC)을 쓴다. 이중 석탄, 에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틸렌, PVC(폴리염화비닐) 등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나프타 가격은 안정적이어서 국내 NCC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이후 석탄과 에탄가스 가격은 급등했지만 나프타 가격은 소폭 상승하는 등 에틸렌 생산 원료가격의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낮은 원가가 가능한 NCC는 스프레드(제품-원료 가격 차이) 확대로 인한 수혜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요 NCC업체들은 4분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대한유화 등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상향 조정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영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석탄가격 상승과 유가 반등에 따른 재고 축적 움직임, 일부 제품의 타이트한 공급 등으로 화학 스프레드는 확대되고 있다"며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은 실적 눈높이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로 수요가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나프타 공급 확대로 원가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당분간 성장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또 ECC, CTO 증설 등 에틸렌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비에틸렌 계열 화학제품의 타이트한 공급이 예상돼 NCC업체들에 유리한 시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NCC업체들의 경우 지난 2년간은 저유가로 인한 나프타 가격 안정화로 호황을 누려왔지만 유가가 반등기에 들어선데다 공급확대 등 경쟁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던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올 4분기 역시 석탄 가격 급등에 따라 예상치 못한 호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내년 유가의 완만한 반등과 석탄 가격의 안정화, 미국의 ECC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확대 등에 따라 호황 사이클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