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실리콘밸리 14일 회동…참석자는?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 랠리 페이지 알파벳(구글) CEO,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최고운영책임자) 등이 오는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만날 예정이라고 미국 IT(정보기술) 전문매체 리코드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14일에 자신의 거처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타워에서 실리콘밸리 IT 기업 수장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회동 소식은 지난주에 알려졌지만 참석자 명단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리코드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쿡, 페이지, 샌드버그 외에 사티아 나델라(MS), 척 로빈스(시스코), 지니 로메티(IBM), 브라이언 크러재니치(인텔), 새프라 캐츠(오라클) CEO 등이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코드는 또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도 초청장을 받았는지 모른다고 했다. 다만 베조스가 소유한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대선 기간 내내 트럼프에게 공세를 취한 만큼 트럼프가 베조스를 초대했다면 이례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아마존뿐 아니라 애플에도 비판적인 입장이다. 그는 애플이 해외에서 만드는 제품에 무거운 세금을 물리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또 애플이 지난해 발생한 샌버너디노 총기테러 사건 용의자의 아이폰 잠금해제를 거부하자 애플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 회동은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와 트럼프의 맞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등이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틸이 주요 IT 기업 수장을 불러 모으는 데 앞장 섰는데 트럼프가 그동안 진보 성향이 강한 실리콘밸리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해 회동을 성사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리코드는 실리콘밸리 기업 수장 대다수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로 이번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초청장을 받은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초대에 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번 회동이 '서커스'와 같다며 "IT업계 사람들은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해 눈에 띄지 않길 바라지만 이전에도 이런 모임에 참석한 만큼 이번에도 참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코드는 트럼프의 초대장을 받지 못한 이들의 면면도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의 브라이언 체스키,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CEO 등 업계 최대 기업 수장들이 모두 초대장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코드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들이 초청을 받지 못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의 '큰손'으로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주목받은 맥 휘트먼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CEO도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트럼프가 즐겨 쓰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트위터의 잭 도시 CEO도 지난주에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리코드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