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3남 "벌 달게 받겠다…합의금, 난 몰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씨(28)가 5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술집에서 종업원들을 때리고 경찰차를 파손한 혐의로 체포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아들 동선씨(28·사진)가 "어떠한 벌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5일 밤 9시20분쯤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며 기자들과 만나 "정말 술을 너무 많이 먹고 실수해서 (피해자들을 포함한) 모든 분들께 너무너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또 "제가 잘못한 점은 당연히 인정하고 그 죄에 따른 어떠한 벌도 달게 받겠다"며 "제가 부족한 면이 많아서 이렇게 안 좋은 상황이 된 거 같다"고 말했다.

김씨가 맡고 있는 한화건설 내 직책(신성장전략팀장)을 유지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자숙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건 당시 술을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었다.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면서도 피해자들에게 합의금을 얼마나 제시했는지에 대해선 "제가 정확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를 수서경찰서 유치장으로 옮겨 입감 했으며 내일 오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3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주점에서 술에 취한 채 손으로 남성 종업원 2명의 머리와 뺨 등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욕설을 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 경찰차 안에서 난동을 부려 유리창에 금이 가게 하고 시트를 뜯은 혐의도 있다.

한화그룹은 사태를 파악한 즉시 임원급을 현장에 보내 뒷수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서로 잡혀 온 김씨는 변호사를 대동한 채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날 아침 피해자들이 폭행 합의서를 들고 경찰서를 방문해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합의서에는 김씨와 피해자 2명 등 3명의 이름과 지장이 찍혀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화그룹 임원 등이 현장에 도착한 후 피해자들이 경찰 조사를 받기도 전에 이미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경찰은 김씨의 죄질이 불량한 데다 수시로 불거지는 대기업 총수 일가 자제들의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구속수사 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내일(6일) 오전 중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과거 비슷한 폭력 전력이 있고 범행 사실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재벌 2세의 갑질이 반복되면 안 된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3남의 현행범 체포소식을 듣고) 크게 화를 냈다"며 "'잘못한 만큼 벌을 받아야 한다'고도 말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10년에도 서울 용산구의 술집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승마 국가대표 선수인 김씨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60·구속기소)의 딸 정유라씨(20) 등과 마장마술 종목에서 함께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