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의 힘, 역대 2위 실적...올해도 계속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통의 효자 종목' 반도체 사업부문의 실적개선에 힘입어 역대 2위 실적을 냈다.

지난해 4분기에만 5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도체 사업부문은 시장 호황을 발판으로 올해도 실적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포화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 공략과 부진의 늪에 빠진 생활가전(CE) 부문의 실적회복은 숙제로 남았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24일 기업설명회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액 53조3300억원, 영업이익 9조2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03%, 영업이익은 50.1% 늘었다. 영업이익은 10조원을 넘었던 2013년 3분기 이후 13분기 만의 최대치다. 영업이익률은 17.3%로 2013년 3분기 17.2%를 넘어선 분기 기준 역대 최고를 찍었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7% 증가한 29조2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2013년 36조785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실적이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30조원 돌파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01조8700억원으로 5년 연속 매출 200조원대 기록을 이어 썼다. 전년 매출액보다는 0.6% 늘었다.

사업부별로 반도체·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부품(DS) 부문의 활약이 돋보였다. 지난해 4분기 전체 영업이익 9조2200억원 중 6조3400억원이 DS 부문에서 나왔다. 메모리 시장 호황으로 반도체가 4조9500억원의 이익을 냈고 2015년 4분기 3000억원 수준에 그쳤던 디스플레이도 1조3400억원의 호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수익성 강화 전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갤노트7 단종 사태로 곤욕을 치른 IM(IT모바일) 부문이 갤럭시S7 판매 호조와 중저가제품의 수익성 확대로 막판 실적개선에 성공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IM 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조5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26% 늘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노트7 단종과 화웨이 등 중화권 업체의 시장점유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삼성 스마트폰의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며 "중저가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입지가 여전히 견고한 데다 올 2분기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8이 출시된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라고 말했다.

올 1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은 힘들어 보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가격 강세와 신제품 수요 확대로 순항하더라도 TV 등 완제품 부문은 전통적인 비수기의 파고를 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증권사에서는 1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본다. TV 등 생활가전(CE)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2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인 9000억원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다만 반도체 부문의 수익은 당분간 상승세를 계속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