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재벌 슬림, 中JAC와 자동차 생산…트럼프에 반기

카를로스 슬림/AFPBBNews=뉴스1

멕시코 최대 갑부 카를로스 슬림의 자동차회사 자이언트모터스가 중국 토종 브랜드 장화이자동차(JAC)와 손잡고 멕시코에서 남미시장에 팔 자동차를 만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멕시코 진출에 제동을 건 가운데 나온 대담한 행보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자이언트모터스와 JAC는 이날 멕시코 합작사를 통해 JAC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이언트모터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정책을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북미지역을 넘보는 대신 멕시코·남미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엘리아스 마스리 자이언트모터스 CEO(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수출이든, 납품망이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전혀 의존하지 않는다"며 "우리에게 기회가 있는 곳은 바로 이곳"이라고 말했다.


NAFTA 재협상을 벼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멕시코 진출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에 팔 자동차는 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산 자동차를 미국에 팔려면 고율의 국경세를 물어야 할 것이라고 엄포놨다. 이에 따라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가 16억달러 규모의 멕시코 투자 계획을 철회하는 등 자동차업계의 멕시코 투자 포기나 축소가 잇따랐다.

그러나 JAC의 행보는 생산거점으로서 멕시코의 매력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멕시코는 생산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뿐 아니라 전 세계 44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맺고 있어 수출에 유리하다. 아우디와 BMW 같은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들도 멕시코를 생산거점으로 삼았거나 삼으려 하고 있다.

아울러 브라질, 러시아, 중동 등의 자동차시장이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는 지난해 사상 최대 자동차 판매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달 자동차 판매도 전년대비 6.5% 증가했다.

자이언트모터스는 이미 중국의 또다른 회사인 제일자동차(FAW)와도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최근 10년간 멕시코에서 함께 트럭과 밴을 생산해왔다. 자이언트모터스는 FAW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히달고 공장에서 JAC의 차도 조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내에 JAC 모델 2종을 추가하고 전기 택시도 생산할 예정이다.

슬림은 금융회사 인부르사를 통해 자이언트모터스 지분 절반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