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대 부호 아들이 설립한 韓 연예기획사 성적표는?

29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웨딩홀에서 열린 2016 KBS 가요대축제

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의 아들 왕쓰충이 설립한 코리아바나나프로젝트컬처디벨롭먼트(이하 바나나프로젝트)가 지난해 매출 15억원, 영업손실 32억원의 저조한 성적표를 내놨다.

바나나프로젝트는 지난해 걸그룹 EXID 등을 영입하며 한국과 중국을 잇는 새로운 한류 성공모델을 쓸 것으로 기대됐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중 관계 경색으로 올해 실적개선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바나나프로젝트는 2016년 매출액 15억3300만원, 영업손실 32억3400만원을 기록했다.

자본금 1000만원으로 2015년 10월 설립된 바나나프로젝트는 중국법인 상해바나나계획문화발전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신인가수, 연기자 발굴 및 양성업 △공연 및 의류사업 △ 대중문화 관련 투자 등을 사업목적으로 한다.

바나나프로젝트는 왕쓰충 프로메테우스캐피탈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사내이사로는 왕 대표를 비롯해 중국 첫 프로 e스포츠팀인 'Team WE'의 창립자인 페이러 바나나게임미디어 대표 등이 올라 있다.


바나나프로젝트는 최대주주인 상해바나나계획문화발전회사로부터 2015년 123억원, 2016년 17억원을 차입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대여금 및 운영비용 증가 등으로 2016년말 보유 현금성 자산은 5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바나나프로젝트는 지난해 1월 걸그룹 EXID를 시작으로 레어포테이토, 신사동호랭이 등 10명을 영입했다. 주요 매출원인 EXID는 지난해 6월 정규 1집 'STREET'(스트리트)를 내놓았다. 지난해 매출 15억원은 대부분 EXID가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EXID는 지난 1월 중국어 버전의 '위아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으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영향 등으로 하루 만에 배포가 중단됐다. 바나나프로젝트는 오는 10일 발매하는 EXID의 미니앨범 '이클립스'로 실적사냥에 나설 계획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바나나프로젝트의 현금흐름표다. 바나나프로젝트는 차량 구입에 2015년 7억 8400만원, 2015년 5500만원을 사용했다. 21명의 임직원 수에 비해 차량 구입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또 인기 작곡가 이호양 이사(신사동호랭이)에 대한 장기대여금도 주목할 부분이다. 바나나프로젝트는 이 이사에게 2015년 20억원, 2016년 9억원을 대여해준 뒤 모두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했다.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밖에 지난해 관계사인 몽키바나나(구 예당엔터테인먼트)에 31억원을, 와이비비엔터테인먼트에도 22억5000만원을 장기선급금 비용으로 지급했다. 결국 중국에서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이 바나나프로젝트를 거쳐 빠져나간 상황이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왕 대표가 한류 사업에 관심이 많아 오랜 기간 준비를 했지만,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돼야 바나나프로젝트도 실적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