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신일철주금 "기술유출 안 돼"…'망자'에게도 합의금 물려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일본 최대 철강사인 신닛테쓰스미킨(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이 과거 한국 포스코에 기술을 유출한 전 직원들을 상대로 1인당 최대 1억엔(약 10억원)의 합의금을 받으며 수년간 이어진 소송에 종지부를 찍었다. 신일철주금은 '망자'의 경우 유가족에게서 돈을 받는 등 단호하게 대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신일철주금이 과거 포스코에 대한 고급 강판 제조 기술 유출 문제로 소송을 치르던 약 10명의 전 직원들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전 직원들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회사에 사과한 뒤 1인당 최대 1억엔(약 10억원)을 물어주기로 했다.

신일철주금은 2012년 4월 방향성 전기강판 제조기술과 관련한 영업비밀을 포스코에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 전 직원 1명과 포스코를 제소했다. 신일철주금은 당시 유출된 기술의 사용 금지 및 986억엔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신일철주금에 따르면 포스코에 대한 기술 유출은 1980년대 중반부터 약 20년에 걸쳐 이뤄졌다. 제소당한 1명을 포함해 약 10명의 전 직원이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 기술 유출에 관여했다.

당시의 산업스파이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신일철주금은 민사소송으로만 대응했다.

포스코는 2015년 9월 300억엔에 합의하며 소송을 끝냈지만 전 직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은 계속 이어졌고 지난해 말에야 합의를 이뤘다. 이에 따라 1인당 최대 1억엔을 물게 됐다.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유족이 합의금을 지불했고 일부는 협조 정도에 따라 부담을 줄인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일철주금은 지난 3월 말에 전 직원과 관련한 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들이 지금까지 산업스파이 행위가 의심되는 경우에도 책임 추궁과 소송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신일철주금의 사례가 본보기가 돼 산업스파이 문제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일본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