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리모델링으로 공적임대주택 17만호 확보"…주택정책 발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택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매년 공적임대주택 17만호 확보, 장기 공공임대주택 매년 13만호 공급을 골자로 한 주택정책을 발표했다. 공공임대주택은 구도심, 시가지 등의 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을 한 뒤 활용하는 방식으로 확보한다. 또 당장은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정책에 급격한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계획을 내놨다.

문 후보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집걱정 OUT 행복 두배 대한민국, 문재인의 주거 사다리 정책'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높여 국민의 주거 권리를 지키겠다"며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주택정책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먼저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매년 17만호씩의 공적임대주택 공급을 약속했다. 또 공공기관이 직접 공급·관리하는 장기임대주택 매년 13만호 확보도 약속했다.


다만 구체적인 장기임대주택 확보를 위한 재원조달 방안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국토부가 기존 발표한 장기임대주택 공급 목표치가 11만호인 만큼, 문 후보가 목표한 13만호를 위해서는 2만호만 추가 확보하면 되는 만큼 재정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설명이다. 필요 재정 규모와 조달 방안은 추후 공약집에서 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LH공사와 SH 공사가 건설중인 물량이 총 7만호에 불과, 문 후보의 목표치인 13만호 가운데 6만호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정책특보인 김수현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문 후보의 첫 정책이었던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통해 노후주택과 기존 주택들을 매입·임차하는 방식으로 임대주택 물량을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충족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공지원 임대주택 매년 4만호 확보도 공약했다. 공공지원 임대주택은 소유는 민간이지만 공공기관이 토지 장기임대나 주택도시기금, 리모델링비 지원으로 임대료인상을 억제하고 임대기간을 장기화하는 임대주택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대책도 내놨다. 문 후보는 "신혼부부들이 집 문제로 결혼을 미루는 일이 없게 하겠다"며 공공임대주택의 30% 수준인 4만호를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할 것을 약속했다.

또 공공임대나 융자지원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2~3분위의 저소득 신혼부부를 위해서는 '신혼부부 주거안정 지원금'을 신설, 결혼 후 2년간 한시적으로 월 10여만원의 지원금을 지원한다. 이는 역대 정부 최초로 시도되는 정책이다.

김 교수는 "주택구입을 위해 주택자금 융자를 받을 여력이 있는 부부들은 이미 금리 혜택을 보는 셈"이라며 "월세를 살아야 하는 가장 가난한 부부들은 역설적으로 아무 지원을 받지 못한다. 적어도 월 10만원의 월세를 형평성 차원에서 지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주택 공급 확충과 별개로 새 정부가 들어서도 부동산 정책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예정이다. 이날 홍종학 정책본부 부본부장은 '분양가 상한제 등 주택가격에 손 대는 정책은 안 하는 것인가'하는 질문에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부동산 정책에 급격한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홍 부본부장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다. 제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중요하다"며 "당장은 부동산 안정, 위험수위에 올라가 있는 가계부채 시장의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뉴스테이' 사업의 경우 민간에서 하는 것인 만큼 정부가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뉴스테이를 위한 공공택지 특혜분양만큼은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홍 부본부장은 "공공택지를 공급해서 특혜분양을 하는 것과 같은 박근혜 정부에서 했던 정책은 없다. 공공임대주택을 위해 택지가 부족할 것이기 때문에, 뉴스테이에 공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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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회 초년생들이 부모 도움 없이도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생애최초 전월세 보증금 융자'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자금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금리도 인하한다.

최근 청년들의 주거대안으로 떠오르는 '쉐어하우스'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월세 30만원 이하의 쉐어하우스형 청년임대주택을 임기 내 5만실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 문 후보는 △영구임대주택·매입입대주택 사회취약계층 우선 공급 △주거급여 지속적 확대 및 현실화 △공공임대주택에 복지와 의료서비스가 연계 '홀몸 어르신 맞춤형 공동 홈' 확대 등을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