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신동주, 담보잡은 신격호 회장 주식 압류 못한다"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동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배임 혐의에 대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에게 2000억원을 빌려주고 담보로 잡은 롯데 계열사 주식을 당분간 압류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이상윤)는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자녀들이 신 총괄회장을 대신해 신 전 부회장을 상대로 낸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조건부 인용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신 회장 측에서 106억원을 공탁하면 본안 사건 1심 판결을 선고할 때까지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주식을 압류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월 신 총괄회장에게 2000억원을 빌려주고 신 총괄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의 주식을 담보로 잡았다. 검찰 수사를 통해 신 총괄회장에게 부과된 증여세 2126억원을 대납해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신 총괄회장의 롯데제과 지분 6.8%와 롯데칠성 지분 1.3%를 압류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본인 주식재산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재산을 보호할 목적으로 압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지난 4일 "신 총괄회장의 주식이 소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압류를 해지했다고 밝혔다.

한편 신 회장 등은 신 전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 사이에 맺어진 계약은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은 신 총괄회장이 한정후견 결정을 받을 정도로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맺어진 계약이라 효력을 인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본안 사건인 이 사건은 아직 심리가 시작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