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해진 TV토론… 감정 공방 대신 사과·반성·반어법

머니투데이

김태은 이재원 고석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바른정당 유승민,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생방송 토론을 시작하기 앞서 투표참여 독려 피켓을 들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2017.4.28

자유 토론 방식이 아닌 후보자 간 일대일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 28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선후보 TV토론회는 이전 TV토론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방이나 맞대응을 자제하고 실수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는 '돼지발정제' 논란을 일으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에 대해 "사실 홍 후보랑 말을 섞지 않으려고 했는데, 토론회 룰과 국민들의 권리라고 생각해서 토론을 하려고 한다"면서 여전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홍준표 후보는 "나도 심 후보와 이야기 하기 싫다"고 맞받아치면서 유류세 인하가 포퓰리즘이라는 심 후보의 지적에 대해 "그렇게 모든 것이 배배 꼬여서 뭘 하겠나"며 공격했다.

지난 3차 TV토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에 대해 '초등학생 토론'이라고 비웃던 홍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는 "안 후보의 공약은 합리적이더라. 그걸 참조해 내가 잘못된 것은 고치겠다", "내가 공부가 좀 덜 됐고 안 후보가 좀 더 가르쳐주면 잘 보겠다"고 했다. 글자 그대로는 겸손모드이지만 반어적 표현이란 뉘앙스도 느껴졌다.

홍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는 "오늘은 거짓말 안할 거죠?"라며 도발에 나섰다. 문재인 후보는 맞대응을 자제했으나 지니계수가 노무현정부에서 가장 나빴다는 홍 후보의 발언에 대해 즉시 "팩트체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바로잡으며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문 후보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와의 토론에서는 "정책본부장과 의논하라 한 것을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 후보는 유 후보에게 사과하고 "대선 후보들은 큰 방향에서 토론하고, 세부 수칙이나 설계는 정책 본부장들끼리 토론했음 좋겠다는 뜻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토론 태도를 반성했다.

바른정당 분당 위기를 맞은 유 후보는 이전 토론에서보다 다소 힘빠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토론 마무리발언에서 "요즘 바른정당이 많이 시끄럽지만 저 유승민 국민 여러분만 믿고 끝까지 간다"고 개인적 소회를 밝혔다.

3차 TV토론 때 '갑철수', 'MB아바타' 등의 발언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안 후보는 역시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저는 말싸움은 잘 못한다. 부족한 것도 많다"며 "그렇지만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열망과 명령, 그것만은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다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