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인수 난항 아프로그룹, 대부업 '꼬리표' 떼기 힘드네

OK저축은행 등을 거느린 아프로서비스그룹(이하 아프로)이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지 한달반이 되도록 본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 아프로측은 막바지 협의 단계로 조만간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입장이다.

아프로 관계자는 4일 “본계약 체결이 늦어지면서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데 전혀 문제는 없다”며 “현재 막바지 세부 협의를 진행하는 단계로 조만간 본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로는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 84.58%(3423만9190주)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가격은 3500억~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아프로는 금융당국에 2024년까지 대부사업을 완전히 접기로 약정한 만큼 대부업을 대체할 사업으로 증권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해 대부업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를 함께 거느린 종합금융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아프로 관계자는 “아프로의 중장기 목표인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대부업을 폐업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해 국내 초일류 증권사로 성장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로의 주요 계열사는 대부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미즈사랑대부, 원캐싱대부와 OK저축은행, OK캐피탈 등이다. 이외에 NPL(부실채권) 매입·관리업체인 예스자산대부와 자산관리회사인 아프로신용정보,그룹사 IT(정보기술) 관리를 전담하는 아프로시스템 등이 있고 해외법인으로 아프로차이나, 아프로아시아파이낸스, 아프로파이낸셜폴란드 등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자산규모는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3조3695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OK저축은행(3조519억원) △OK캐피탈(9010억원) △미즈사랑대부(4815억원) △원캐싱대부(1576억원) △예스자산대부(1523억원) 등의 순이다. 대부업체 3사의 자산이 4조원이 넘어 그룹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아프로의 수익 대부분도 대부업에서 나온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지난 회계연도(2015년 10월~2016년 9월)에 15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비슷한 자산규모를 가진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까지 지난 회계연도에 이의 10분의 1도 안 되는 11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미즈사랑대부의 연간(2015년 4월~2016년 3월) 영업이익도 369억원으로 OK저축은행의 3배가 넘는다. 아프로는 OK저축은행을 주력 계열사로 내세우고 있지만 연간 영업이익 규모가 매년 100억원 남짓에 불과해 고민이 크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현금성자산이 풍부한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인수주체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말 기준 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도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실질적인 인수주체였다.

하지만 그간 아프로를 키워온 대부업이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프로는 2014년 저축은행 인수 당시 금융당국에 대부업 자산을 향후 5년간 40% 이상 감축하기로 했는데 최윤 아프로 회장의 동생 최호씨가 운영하는 대부업체 헬로우크레디트대부의 자산을 제외해 지난 2월 금융당국의 요건 충족명령을 받았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대주주가 되려면 금융당국에서 최근 1년 기관경고 조치 또는 3년간 시정명령,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요건 충족명령이 시정명령으로 해석될 경우 아프로가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대부업체가 증권사를 인수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아프로의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를 승인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