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현장에서도 뜨거운 반도체 슈퍼사이클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남기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관에서 진행된 '2017 반도체 IR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반도체산업협회

반도체산업 호황이 투자 열기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국내 반도체 분야 20개사와 개최한 '2017 반도체 IR 컨퍼런스'에 기업 관계자와 투자자 등 200여명이 몰렸다.

150석 정도의 회의장은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득 찼다. 참가업체와의 개별 미팅 신청이 몰리면서 대기줄이 늘어지기도 했다.

올해 IR 컨퍼런스는 지난해에 이어 2회째다. 올해 컨퍼런스에는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 원익IPS (3,510원 ▲30 +0.86%) 등 상장사 9곳을 비롯해 디바이스이엔지, 팀즈, 햅트릭스, 반도체 설계·소재·부품·검사장비 분야 등의 비상장사 10곳과 코넥스 기업 1곳이 참여했다.

기술력을 갖췄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도 엿보인다.

올해 컨퍼런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산업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시장 관심이 더 뜨거웠다는 설명이다.

참여기업별로 8분 정도씩 진행된 설명회에서도 반도체 산업 호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정성진 팀즈 대표는 "2015년 주거래업체가 도산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매출액이 40억원 수준으로 올랐고 올해는 100억원도 가능할 것"이라며 "투자 유치에 성공할 경우 기술개발 기간도 2년 정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팀즈는 반도체 장비용 칠러와 디스펜서를 제작, 공급하는 업체다.

이지훈 파워보이스 부장도 "몇 년째 유망하다는 얘기만 나오고 실적은 부진했지만 AI(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사업 가치를 알아보는 곳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음성인식업체인 파워보이스는 올 상반기 매출 60억원을 확보하면서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액을 2배 가까이 넘어섰다.

기관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시장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대표 분야인 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반도체 분야의 숨은 진주를 발굴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기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올해 컨퍼런스는 반도체 부품 국산화에 이바지하는 기업들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라며 "기술력에 강점을 보이는 반도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를 만나 기술력에 시장성을 덧입힐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