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할인 40% 시대, 빛 좋은 개살구?

2015년 초만 해도 10%대던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이 불과 2년 새 40%대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35% 이상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는 운전자는 전체 자동차보험 고객의 0.3% 수준에 그쳐 생색내기용 할인율 경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을 판매 중인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는 곳은 더케이손해보험으로 연간 주행거리가 2000km 이하면 보험료의 41%를 할인해준다. 한화손해보험 (5,110원 ▲30 +0.59%)도 연간 2000km 이하로 주행하면 보험료를 40% 깎아준다. 삼성화재 (336,500원 ▲1,000 +0.30%), 현대해상 (34,200원 ▲2,950 +9.44%), 동부화재 (104,100원 ▲5,300 +5.36%), KB손해보험 등 대형사도 올해부터 마일리지 특약 할인구간을 확대해 연간 2000km 이하 주행시 30%대의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다.


하지만 실제로 35% 이상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는 고객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말 기준 2000만명 이상 자동차보험 가입자 중 35% 이상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는 고객은 약 7만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가입자의 0.35%다. 한화손보의 경우 연간 주행거리 2000㎞ 이하로 40% 할인을 받은 가입자와 2000~3000㎞ 구간에서 할인받은 가입자가 각각 1만5000명가량이다. 할인 혜택을 보는 고객이 가장 많은 구간은 7000~1만km로 약 40만명이 해당됐다. 이 구간은 20%의 할인율이 적용된다.

더케이손보에서 연간 주행거리 2000㎞ 이하로 41% 보험료 할인을 받은 가입자는 약 1만2000여명이다. 주행거리가 2000~3000㎞로 38% 할인율을 적용받은 가입자도 1만1000여명에 그쳤다. 삼성화재의 경우 2000㎞ 이하 구간에서 보험료 37%를 할인받는 가입자가 1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간 주행거리가 1만km 이상인 고객153만명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마일리지 특약은 연간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보험료가 저렴해진다. 2015년까지만 해도 할인율이 높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보험사들이 줄줄이 보험료를 인상한 후 고객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할인구간을 넓히고 할인율도 크게 확대했다. 특히 주행거리가 짧아 사고 발생 가능성이 낮은 우량고객에게 혜택을 준다는 취지로 앞다퉈 마일리지 특약 혜택을 강화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지난해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이 30%대까지 높아졌을 때만 해도 더 큰 폭으로 할인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업계 최고 할인율'이란 타이틀을 두고 경쟁이 붙으면서 할인율은 40%대까지 치솟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운행량이 적은 우량고객 확보가 손해보험사 수익성 강화의 핵심이기 때문에 마일리지 할인 경쟁이 치열한데 연간 주행거리가 2000㎞ 안되는 고객은 많지 않다"며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고 할인율을 높이는 것보다 고객들이 많은 주행거리 구간의 할인율을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