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 은행 줄줄이 문닫는다...금융위 3곳 폐쇄 결정

영국계 은행 로열뱅크오브 스코틀랜드(RBS)와 골드만삭스, 스페인계 은행인 방코 빌바오 비스까야 아르헨따리아은행(BBVA)이 국내 시장에서 지점을 폐쇄하고 철수한다. 지점의 적자폭이 해마다 확대되고 있는데다 본점 자본규제 강화로 증자 부담이 커지자 아예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외국계 은행 가운데 UBS와 바클레이즈도 올 하반기 국내 시장을 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RBS, 골드만삭스, BBVA 등 3개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이하 외은지점)에 대한 폐쇄 인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들 은행들은 지난달 금융위에 폐쇄 인가 신청을 냈다.


3개 외은지점은 지점폐쇄 인가를 받기 위해 모든 금융거래를 정리하고 근무 직원의 퇴직협의도 끝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은행은 폐쇄하지만 증권지점은 국내 영업을 계속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은지점은 43개 은행 50개 지점(17개국)에서 40개 은행 47개 지점(16개국)을 축소된다. UBS와 바클레이즈도 7월 이하 폐쇄 인가 신청을 낼 것으로 보여 '짐 싸는' 외국계 은행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내철수 예정 지점들은 모두 유럽계 은행으로 본점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비용축소 노력, 국내 지점 수익성 저하가 철수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투자은행업 위주 유럽계 은행은 글로벌 파생거래 규제 강화로 자본부담이 확대됨에 따라 해외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RBS는 홍콩, 호주, 인도 등 아시아 9곳, 유럽과 중동 21개국 등 총 30개국 사업을 철수했거나 축소했고 BBVA도 일본 지점, 호수 사무소를 폐쇄했다.

철수의 결정적인 원인은 국내 지점의 수익성 악화다. 외은지점은 본점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국내 상품투자로 수익을 실현했으나 국내와 금리차이가 좁혀져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RBS와 골드만삭스, BBVA는 지난해 각각 240억, 139억, 78억 적자를 냈다.

금융위는 다만 유럽계 은행과 달리 아시아계 은행의 국내 진입은 2008년 이후 가장 활발하다고 강조했다. 2015년 이후 중국 광대은행과 인도 SBI은행, 인도네시아 느가라은행 등 다수 은행이 신규로 외은지점을 설립했고 북미계 은행 노던 트러스트 컴퍼티, 뉴욕멜론 서울지점 등이 국내에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유럽계 보험사인 알리안츠그룹의 알리안츠 손보가 지점에 대한 보험업 인가를 받아 국내에서 손해보험업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