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최저임금 7530원,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 외면한 결정"

경영계가 내년에 적용할 시간당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확정된 것과 관련해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는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16일 "내년 최저임금이 이전까지 역대 최고 인상액이었던 450원보다 약 2.4배 높은 1060원 인상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최저임금 영향률도 역대 최대치인 23.6%로 급증해 462만명의 근로자가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총은 "이번 인상으로 최저임금 근로자의 84.5%가 근무하고 있는 우리 영세·중소기업은 막대한 추가 인건비 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중소기업의 42%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고 있으며, 소상공인의 27%는 월 영업이익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을 심각히 악화시키고 일자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향후 발생할 모든 문제는 무책임한 결정을 내린 공익위원들과 이기주의적 투쟁만 벌이는 노동계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경총은 아울러 "선진국과 달리 상여금과 숙식비 등을 빼고 기본급과 일부 수당만으로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판단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로 인해 우리 기업들은 추가적인 부담을 감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데 기본급이 시급 7530원이고 정기상여금 400%를 지급하는 사업장의 실제 시급은 1만40원이지만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판단 받을 때는 시급 7530원만 인정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총은 "이로 인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임 근로자는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더 많이 누리는 반면 지불능력이 열악한 중소·영세기업에선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하지 못하는 등 산입범위 문제가 임금격차를 확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표결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했다. 10% 이상 두 자릿수 인상률로 결정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최저임금 최종안으로 노동계(근로자위원)는 시급 7530원, 경영계(사용자위원)는 7300원(12.8% 인상)을 제시했으며 표결 결과는 15대 12로 노동계안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