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원가조작' KAI 인증취소한 방사청 처분 정당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서울 중림동 한국항공우주산업 서울사무소. 2017.7.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원가 부풀리기 및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방사청 인증취소에 대한 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KAI가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낸 방산원가관리체계 인증취소처분 등 취소 소송을 각하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방사청은 지난 2015년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KAI에 대한 특별검증을 한 뒤 부당 원가자료 제출 등을 이유로 부당이익금 등 78억1962만원을 환수하고 방산원가관리체계 인증을 취소했다.

이후 KAI는 이에 볼복해 방사청을 상대로 인증취소 처분 등을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방산원가관리 인증은 방산물자의 투명한 원가관리를 위해 2012년 마련한 제도로, 인증시 방산업체는 원가의 1%에 해당하는 추가 이윤을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다. KAI는 항공기·우주선 등에 대한 설계·제조업 및 군납품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2006년 6월~2014년 8월 한국형 헬기체계 개발사업 등 방사청과 12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1, 2심은 방사청의 인증취소가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어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각하했다. 재판부는 "방산원가관리체계 인증행위는 국가가 사법상 계약의 당사자로서 하는 내부적인 절차에 불과해 공권력의 행사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지난 2015년 1~3월 KAI가 항공기 개발사업과 관련해 방사청에 허위원가 자료를 제출했다고 적발한 바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감사원 적발 내용을 바탕으로 KAI의 수백원대 원가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원가 부풀리기를 통한 하성용 전 KAI 사장 등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 의혹, 협력업체 일감 몰아주기와 리베이트를 통한 회삿돈 횡령 의혹 등도 수사하고 있다.

특히 불법적으로 형성된 비자금이 '연임 로비'를 위해 친박계 인사 등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 전 사장은 2012년 8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1000만원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을 비롯해 친박계 인사들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해 온 인물이다.

앞서 검찰은 경남 사천의 KAI 본사와 서울사무소, 경남 지역의 KAI 협력업체 5곳 등을 압수수색했다. 최근에는 측근 이모 KAI경영지원본부장(57)을 소환하는 등 조사하는 등 하 전 사장을 옥죄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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