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끼기'로 스냅챗 누른 페이스북…구글에 똑같이 당해

미국의 대형 정보기술(IT)기업 페이스북과 구글의 로고. 최근 구글은 페이스북과 유사한 서비스를 잇달아 발표하며 페이스북 따라잡기에 나섰다. /AFPBBNews=뉴스1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스냅챗’ 모방으로 비난을 받았던 페이스북이 구글로부터 비슷한 일을 당하고 있다고 CNBC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은 최근 모바일 앱 업데이트를 통해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기능과 유사한 ‘피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용자 정보를 이용해 개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구글은 긴급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SOS 경고’ 기능도 추가했다. 이는 사용자가 위기 상황에서 지도와 검색 앱으로 긴급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이다. 이는 페이스북이 3년 전 출시한 ‘세이프티(안전)’ 기능과 비슷한 형태다. 세이프티 기능을 이용하면 테러나 자연재해 발생 시 가족이나 친구들의 안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구글은 마케팅에서도 페이스북의 성공 사례를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데스크톱 컴퓨터를 통한 자사 지메일 사용자를 모바일 앱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페이스북이 자회사 인스타그램 사용자 증가를 위해 이용했던 방법과 유사하다.

투자분석기관 CFRA의 스콧 케슬러 연구원은 “최근 5년간 누구도 페이스북의 지속적인 성장을 따라잡지 못했다”면서 “구글이 검색 기능을 보다 역동적으로 만들기를 원하며, 막대한 데이터와 (새로이 선보인) ‘피드’ 서비스가 이를 도와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의 페이스북 따라잡기가 커다란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CNBC는 “최근 인터넷 사용자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구나 가족 또는 선호하는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으며 이는 구글에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구글의 올해 2분기 클릭당 광고 단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나 급감했으며 이 때문에 주가가 3% 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반면 페이스북의 모바일 광고 사업은 매년 급성장을 거듭해 현재 페이스북 전체 광고 매출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달한다.

구글의 페이스북 모방 전략은 페이스북이 자회사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냅챗을 견제한 것과 비슷하다고 CNBC는 전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8월 24시간 후에 이미지와 동영상이 사라질 수 있도록 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즈’ 서비스를 선보였다. 메시지 확인 후 10초 이내에 사라지는 기능이 핵심인 스냅챗을 겨냥한 서비스다.

페이스북은 올해 3월에도 메신저 앱에서 발송한 메시지가 24시간 후 사라지도록 하는 ‘메신저 데이’를 선보였다.

페이스북이 스냅챗의 주요 기능을 모방하면서 혁신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페이스북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동안 스냅챗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인스타그램 가입자는 스토리즈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가입자가 40%나 급증하며 7억 명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