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새 CEO 휘트먼 재부상?..이멜트와 '2파전' 되나

맥 휘트먼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 CEO/사진=블룸버그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맥 휘트먼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HPE) CEO가 다시 부상했다. 제프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전 회장의 선임이 유력시됐으나 최대주주가 휘트먼을 계속 지지하며 선임이 '2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생겼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22일(현지시간) 우버 CEO 선임절차에 정통한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버의 최대주주인 벤처캐피털사 벤치마크가 새 CEO로 휘트먼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휘트먼은 우버 CEO로 앞서 물망에 올랐으나 본인이 요청을 고사했다. 지난달 27일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HPE에서 할 일이 여전히 많다.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다. 우버 CEO는 맥 휘트먼이 아닐 것"이라고 직접 부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CNBC는 휘트먼이 이 같은 의사를 밝힌 뒤에도 벤치마크와 대화를 해 왔다고 보도했다.

벤치마크가 휘트먼을 이처럼 지지하는 건 이들의 인연이 1990년대부터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벤치마크는 이베이의 창립 당시 20%대 지분을 보유한 주주였으며 1998년 2월 휘트먼을 이베이 CEO로 선임했다.

벤치마크가 휘트먼을 계속해서 지지한다면, CEO 숏리스트(최종후보)에 오른 3인의 CEO 후보 중 가장 유력했던 이멜트와의 '2파전'이 유력해진다.


지난 19일 미 IT 전문매체 리코드는 우버 이사회 다수가 이멜트를 선임하는 쪽으로 기울었으며 2주 내로 새 CEO 선임을 위한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리코드에 따르면 최종 후보로는 3인이 올랐고, 이 중 여성 후보는 없었다.

다만 한 관계자는 "휘트먼의 입장은 바뀐 게 없다"고 전했다. 휘트먼이 우버 CEO직을 수락하지 않는다면 벤치마크의 일방적인 바람으로만 남을 가능성이 여전히 있는 것이다.

한편 CEO 선임을 둘러싼 이견은 트래비스 칼라닉 전 우버 CEO의 퇴출을 둘러싸고 벌어진 이사회 내부 갈등을 반영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휘트먼을 지지하는 벤치마크는 우버 지분 1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지난 6월 칼라닉 퇴출에 앞장섰다. 벤치마크는 이번 달 칼라닉을 사기·계약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벤치마크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벤치마크의 강경 대응이 우버의 경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우버 이사인 벤처 캐피털리스트 셔빈 피셔버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벤치마크는 우버의 지분을 정리하고 이사회를 떠나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또 피셔버는 벤치마크가 우버의 이사회 의장 아리아나 허핑턴을 이사회에서 축출하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허핑턴은 이사회에서 이멜트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