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강제동원 희생자 12명 유골, 72년만에 고국 땅 밟는다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지난해 9월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사할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유가족들이 희생자 유골을 운구하고 있는 모습/뉴스1

대일항쟁기 일제에 의해 사할린으로 강제 동원됐던 한국인 희생자 12명의 유골이 72년만에 귀향한다.

행정안전부는 러시아 정부와 협의를 통해 사할린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12위를 오는 15일 국립망향의동산에 안치한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사할린 현지에서 희생자 유골 12위를 발굴, 14일에 현지 추도·환송식을 거행한 후 국내로 이송했다. 이어 15일 천안에 있는 국립망향의동산에서 추도 및 안치식을 거행한 후 납골당에 안치한다.

국내 추도·안치식에는 사할린지역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단체 및 유가족과 정부부처 관계자, 국회의원, 주한러시아대사관 및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다.

정부는 1990년대 이후 외교부,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사할린 한인들의 영주귀국 사업을 추진해왔다.

2005년부터는 사할린 한인 강제동원 피해와 묘지실태를 조사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사할린에서 1만5110기의 한인묘지를 확인했다.

한·러 양국이 2013년 5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한인 유골의 발굴과 봉환에 합의한 이후 2013년 1위, 2014년 18위, 2015년 13위, 2016년 11위에 이어 올해 12위(총 55위)를 봉환하게 됐다. 정부는 향후 330위를 추가로 봉환할 계획이다.

윤종인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정부는 강제동원희생자의 넋을 달래고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앞으로도 유골봉환 사업을 착실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반도의 수많은 한국인들은 1938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에 의해 러시아 사할린 지역으로 끌려가 탄광, 토목공사현장, 공장 등에서 혹독한 강제노동에 시달려야만 했다.

이들 중 일부는 다시 일본으로 강제 전환·배치돼 가족들과 생이별했고, 전쟁 말기에는 집단학살 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방 후에는 일본의 방치로 사할린 지역의 한인들은 귀국하지 못하고, 1990년 한·러 수교 전까지 고향을 그리워하며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해야만 했다. 학계에 따르면 사할린 강제동원 한국인 수는 3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강제동원 피해자로 결정된 건수는 6289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