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거짓말로 지원금 받은 탈북자 전액몰수는 합헌"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2017.8.3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부정한 방법으로 '탈북민지원법' 대상에 선정됐을 경우 그동안 받은 지원금을 몰수·추징하도록 한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았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탈북민지원법) 제33조 제3항에 대한 위헌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4대 4 의견으로 합헌을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탈북민지원법 제33조 제3항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이 법에 따른 보호 및 지원을 받은 자'에 대해, 법에 따라 받은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몰수·추징한다고 정하고 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부정한 방법에 의해 보호 대상자로 지정되고 지원을 받는 것을 차단해,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위한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몰수·추징하지 않으면 거짓 자격을 만들어 보호·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커져,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부당하게 지원받은 금액에 한해 몰수·추징하는 데 그치고, 범행으로 이득을 취한 바 없는 경우까지 몰수·추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책임이 과중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북한이탈주민의 경제적 손실이, 한정된 예산의 집행을 통한 보호 및 지원이라는 공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진성·안창호·강일원·이선애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 등은 "법 조항의 요건이 되는 범죄사실은 행위나 죄질의 정도가 매우 다양하다"며 "단지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획일적으로 몰수·추징을 할 경우, 생활 근거를 상실하게 하거나 채무자로 전락시켜 북한이탈주민의 조기정착과 생활안정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받은 경우에도 법관이 사정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몰수·추징 여부 및 범위를 정한다고 하더라도 법 기준이 무너진다거나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지장이 초래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2011년 3월 입국한 이 사건 피고인은 조사 과정에서 실제 탈북일자보다 5년 뒤에 탈북했다고 거짓 진술해 보호 대상자가 됐으며, 이후 7차례에 걸쳐 2360만원을 지원받았다. 1심은 이를 유죄로 보고 추징금 236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탈북민지원법 제33조 제3항을 위헌으로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고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