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국회 인준 이번주 고비…文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25분간의 전화 통화에서 핵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제재 등에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이번 통화는 유엔 총회를 앞두고 북한이 유류 공급 제한 등 국제사회의 제재에 반발해 지난 1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 제공) 2017.9.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이 난항을 거듭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인준안 통과를 촉구했다. 여야 대치 정국 속 사법부 수장 공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오는 24일 퇴임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주 내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문 대통령은 국회와 소통에 대한 노력도 언급, 협치의 손길을 내미는 모양새를 취했다.

◇문 대통령, 대법원장 인준 호소 왜 = 문 대통령은 우선 대법원장 인준이 여야의 문제를 떠난 ‘3권 분립’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준 절차에 예우와 품위가 지켜지는 것도 중요하다” “사법부 새 수장 선임은 각 정당간의 이해관계로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등의 발언을 통해 국회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동시에 “그동안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아 발걸음이 더 무겁다”며 낮은 자세로 야당 달래기에도 나섰다. 특히 그동안 미뤄졌던 여야 영수회담을 개최해 야당의 협조를 구하겠다는 뜻을 밝혀 협치에 대한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만나는 여야 영수회담은 당초 정기국회를 앞두고 추진됐다. 그러나 김이수 헌재소장 인준안 부결로 여야 간 감정이 고조되면서 기약없이 미뤄지는 듯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담화에서 여야 영수회담의 시기를 유엔총회에서 돌아오는 직후로 제시, 협치 테이블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여당, “사법부 공백 막아야”…야당, “사과 먼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초당적 협력 제안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여야 영수회담 제안을 높이 평가하며 야당이 김 후보자 인준안 처리 협조로 화답할 것을 기대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여야영수회담을 포함한 국정운영에 여야가 정략적 입장을 벗어나 국민의 시각에서 국가안위와 정치안정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실패한 인사에 대한 사과 없이 대법원장 인준 책임을 국회와 야당에만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문 대통령이 국회와 소통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존중한다”면서도 추 대표 등의 사과를 재차 요구하며 민주당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김수민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인사와 관련해서는 정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헌재소장 인준안 때와 같이 찬반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대법원장 인준안 표결에 임할 뜻을 거듭 나타냈다.

◇대법원장 인준, 이번주가 고비= 일단 국회 내 캐스팅보트는 국민의 당의 쥐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당 기류는 강경 일색이었다. 문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서도 “우선은 민주당 지도부의 사과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야당에 대한 설득에 직접 나서고 여야 영수회담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려고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감지된다. 또 야당에 대해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통해 사실상 여당 지도부의 후속 조치를 압박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전망도 내놨다.

한편 여야는 18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특위를 열고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시도한다. 한국당이 채택을 거부하고 있지만 다른 야당들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적격과 부적격 사유를 병기하는 식으로 보고서가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청문보고서 채택 후에는 표결 처리를 위해 ‘원포인트 본회의’를 여는 방안도 시도된다. 현재 의사 일정에 따르면 오는 28일이 본회의다. 그러나 양 대법원장 퇴임일인 24일을 넘길 경우 사법부 수장 공백이 발생하므로 24일 이전에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이번주 안에 처리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