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밀반입 어떻게…남경필 장남 마약사건 의문점

마약 탐지견이 공항 입국장에서 수하물 내 마약 여부를 탐지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필로폰과 주사기.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서울시 제공) /사진=뉴스1

남경필 경기도지사 장남 남모씨(26)에게 18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특히 남씨가 공항을 통해 130여명이 투약 가능한 양(주사기 기준)의 마약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으면서 공항 검색망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남씨는 지난 9일부터 16일 사이 중국 베이징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현지에서 지인(중국인)으로부터 필로폰 4g을 구했다. 필로폰 4g은 한국에서는 시가 400여만원 상당이지만 남씨는 중국 현지에서 40여만원에 샀다고 진술했다.


그는 중국에서 구입한 마약을 속옷 안에 숨겨 지난 15일 오전 1시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하지만 과연 공항을 통한 마약 밀반입이 가능할까?

대부분의 여행객은 세관신고서 등만 제출한 뒤 입국장을 빠져나온다. 특정 범죄 등 특이사항이 없는 한 검색 대상이 되지 않는 데다 하루 10만명에 달하는 공항 이용객을 감안하면 전수 조사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약 탐지견 검색도 같은 이유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엑스레이(X-ray) 검사 등으로 마약 운반 검색을 실시하지만 속옷 안에 마약을 은밀히 숨겨 검색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남씨는 보안과 감시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새벽 시간에 입국했다.


일반적으로 마약 판매상들은 여행객을 (마약) 운반책으로 활용, 상당수의 마약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남씨가 마약 투약 전 이용한 채팅앱(애플리케이션)도 눈길을 끌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마약 밀반입에 성공한 남씨는 즉석만남 목적의 채팅 앱을 통해 필로폰을 함께 투약할 여성을 찾다가 덜미가 잡혔다.

당시 남씨는 채팅방 내에 있던 수사관을 일반 여성인 줄 알고 '마약을 함께 투여하자'고 권유했다. 해당 앱은 랜덤채팅 앱으로 익명성이 보장돼 실제 조건 만남, 마약 거래 등 범죄 수단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수사 당국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만 앱 운영 자체를 막기 쉽지는 않다.

수사당국은 이 같은 앱을 마약 사범 검거 등에 활용하기도 한다. 채팅 앱에서 마약 구매자나 성매매 여성으로 가장해 수사하는 것.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컴퓨터 프로그램 모니터링 기법으로 범죄를 하려는 사람을 찾은 것"이라며 "적법한 수사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남 지사는 장남의 필로폰 투약혐의와 관련해 "아버지로서,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며 "국민 모든분께 고개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장남 마약 투약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