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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승객 안전이 두손에…지하철 기관사 체험해보니

[보니!하니!]기관사 꿈나무들 승무원 일일체험 인기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입력 : 2017.10.07 07:10|조회 : 1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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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주관 '기관사 리얼 체험'에 참가한 초등학교 3학년 김미르군(9)이 기관실에 앉아있다./사진=이영민 기자
서울교통공사 주관 '기관사 리얼 체험'에 참가한 초등학교 3학년 김미르군(9)이 기관실에 앉아있다./사진=이영민 기자

200만 승객 안전이 두손에…지하철 기관사 체험해보니
"열차 출발합니다. 출입문 닫습니다. 출입문 닫습니다"

신도림역에 도착한 지하철 2호선 안내방송에서 어른 흉내를 내느라 목소리를 낮게 깐 꼬마의 음성이 들렸다. 마이크를 잡은 초등학교 3학년 김미르군(9)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지난달 19일 오전 10시 서울 양천구 신정동 양천구청역 신정승무사업소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주관 '기관사 리얼 체험' 행사 현장에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어린이 6명과 학부모 5명이 설레는 표정으로 베테랑 기관사가 알려주는 안전 수업에 집중했다. 기관사 꿈나무들과 동행한 기자도 행사일정과 승무원 소개, 안전교육이 끝난 후 본격적인 승무원 1일 체험에 나섰다.
'기관사 리얼 체험' 행사 현장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안전 수업을 듣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기관사 리얼 체험' 행사 현장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안전 수업을 듣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첫 순서는 출무점호. 기관사는 열차 운행 시각보다 최소 30분 먼저 사무소로 출근해 △운전 관계 지시사항 △운전지시전달표 △일일 교육일지 △날씨와 냉·난방 취급 상황 △승무원 근무표를 점검한다.

다음으로 운용계획부장에게 운행 전 주의사항을 듣고 음주측정기로 음주 상태를 측정한다. 운용계획부장은 기관사들에게 승무적합성검사를 한 후 출무점검표를 작성한다. 승무적합성검사 질문에는 △오늘의 바이오리듬 △아픈 곳은 없는지 △가정사항은 어떠한지 △약물복용 여부 △음주 여부 △지시사항 기록숙지상태 등이 있다.

출무점검을 마친 뒤 지도부장 1명과 참가자 2~3명이 한 조를 이뤄 열차를 타러 이동했다. 인천 남동구 간석동에서 온 김미르군과 어머니 조정미씨(36)와 한 조가 된 기자는 윤여학 부장의 안내에 따라 승무사업소를 떠나 신도림역으로 향했다.

오전 10시30분쯤 도착한 신도림역 승강장 맨 앞에는 운행 경력 27년이 넘은 베테랑 임병학 기관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운행할 차량인 2170호 열차는 구형 전동차. 버튼으로 자동 가속·감속을 할 수 있는 신형과 달리 수동으로 운전해야 한다.

임 기관사의 뒤를 따라 탑승한 기관실은 일행 4명이 더 서 있기에 비좁았다. 하지만 열차가 출발하고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공간의 답답함은 잊었다.

일행이 내뱉는 탄성 속에서도 임 기관사는 작은 목소리로 점검 사항을 체크했다. 그는 열차가 출발·도착할 때마다 손가락으로 폐쇄회로(CC)TV 모니터와 신호등을 가리키며 "소등확인", "열림확인", "승하차 확인", "닫힘확인", "점등", "발차"라고 말하며 점검 사항을 확인했다.

하루 수송 인원이 200만명에 달하는 2호선은 48.8km 거리를 한 바퀴 도는데 1시간30분 걸린다. 기관사는 보통 2바퀴 돌고 3시간 쉬고 1바퀴를 더 운행하는 방식으로 하루에 약 5시간을 기관실에서 보낸다.

이날 운행시간과 점심시간이 겹친 임 기관사는 김밥을 챙겨왔다. 임 기관사는 "기관사는 근무 시간이 불규칙적이라 식사를 제때 못해 위장병을 달고 사는 사람이 많다"며 "건강을 위해서라도 점심시간에 운행하게 되면 요깃거리를 챙겨서 틈틈이 먹는다"고 말했다.

일행은 시청역에서 내려 임 기관사의 열차를 떠나보낸 후 다시 신도림행 열차를 기다렸다. 이번엔 차장칸에 탑승할 차례였다. 2915 열차를 탄 일행을 박장규 대리가 반겼다. 2인 승무제로 운행 중인 2호선에서는 차장이 출입문 개폐와 승객 승하차 점검, 안내방송을 맡는다.
박 대리는 일행과의 운행 내내 서 있었다. 출입문 개폐와 안내 방송을 위해 기관실 양옆 창문을 열고 밖에 있는 CCTV 모니터를 확인해야 하는데, 역마다 모니터가 위치한 방향이 달라 비좁은 기관실 양옆을 오가야 했다.

윤여학 부장은 "출입문 닫는다고 방송을 해도 무리하게 타려는 승객이 많아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그래도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뒤 사고가 많이 줄었고 요즘은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감지 센서가 있어 사람이 끼면 자동으로 발차를 못하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체험을 마치고 승무사업소로 돌아온 어린이들의 표정은 체험 전보다 더 들떠 있었다. 기관사가 꿈이라던 미르군은 여전히 기관사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미르 어머니 조씨는 "아이가 버스를 타면 더 가까운 거리도 지하철을 타고 가자고 할 정도로 평소 지하철을 좋아해서 기관사에도 관심이 많았다"며 "기관사 체험을 해보니 아이가 기관사가 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더 든다"고 말했다.

지하철 커뮤니티 회원이라는 초등학교 6학년 한 학생은 지도부장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지하철 지식을 술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지하철 커뮤니티 별칭으로 대신해달라고 말한 '잠실역'군은 "올해부터 기관사를 꿈꾸게 돼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서 관련 공부도 하고 있다"며 "이번에 기관실도 직접 들어가 보고 방송도 직접 해보면서 꿈을 더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민
이영민 letswin@mt.co.kr

안녕하십니까. 사회부 사건팀(관악·강남·광진·기상청 담당) 이영민입니다. 국내 사건·사고와 다양한 세상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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