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사망' 부검 결과 타살 흔적 발견, 진실은?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사진=뉴스1

서울 여중생 사망 사건의 피해자 부검 결과 목 졸린 타살 흔적이 나왔다. 피의자 측 주장처럼 피해 학생이 사고로 죽은 게 아니라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본지 10월7일 보도 [단독]'여중생 사망' 용의자, 딸과 동영상 남겨 참고)

7일 경찰에 따르면 숨진 여중생 A양(14)의 부검 결과 목을 졸린 흔적이 발견됐다. 약물 반응 등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는 최소 열흘 이상 걸릴 예정이다.

부검 1차 소견에서 타살 혐의점이 확인되면서 피의자 이모씨(35) 측이 주장한 '사고사' 가능성은 신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딸(14)과 초등학교 동창인 A양을 서울 중랑구 자택에서 살해한 뒤 강원도 영월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검거됐다.

이씨는 딸과 함께 유서형식의 동영상을 남겨 피해자의 죽음이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영상은 정황상 피해 학생의 시신을 유기한 뒤 딸과 동반자살을 시도하기 전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동영상에서 "제가 자살하려고 영양제 안에 약을 넣었는데 아이들이 모르고 먹었다"며 "(여중생이 숨지자)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딸을 지키려고 말도 안되는 짓(사체유기)을 했다"고 말했다. 영상 속에서 이씨의 딸도 "냉장고에 영양제 몇 개가 있어서 그걸 먹었다"며 "그게 그런(아빠가 자살하려 넣어 둔) 약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만약 이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시신에 남은 목 졸린 흔적을 설명하기 어렵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수사 대상자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시간이 걸리는 중이다. 검거 당시 이씨는 딸과 함께 수면제를 과다복용한 채로 발견됐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조사 등을 통해 확인할 부분이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우선 경찰은 이씨 신병 확보를 위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보강 수사가 필요한 A양 살해 혐의는 일단 제쳐 두고 당장 입증할 수 있는 ‘사체 유기 혐의’만 적용해 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8일 오후 2시 서울북부지법에서 진행된다.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늦어도 9일 오전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