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방 대상 외국인 무기한 구금, 위헌 여부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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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이 강제추방 대상이 된 외국인을 사실상 무기한 구금할 수 있도록 한 출입국관리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가려줄 것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했다.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판사 배기열)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가 내린 강제퇴거 명령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중국 국적 A씨의 재판에서 문제가 된 출입국관리법 제63조(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사람의 보호 및 보호해제) 조항에 대해 위헌제청 결정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중국으로 송금했다는 등 이유로 2015년 10월 징역 1년형에 집행유예 2년, 벌금 7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15년 출입국관리소로부터 강제퇴거 명령과 함께 보호명령 처분을 받았다.

문제가 된 조항은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이 여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거나 교통편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등 이유로 한국에서 추방할 수 없을 때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보호시설에 구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조항은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가 언제까지인지에 대해 아무런 단서조항을 두고 있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조항에 대해 두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그 중 하나는 출입국관리법 조항이 형식적으로는 외국인보호소장 등이 보호명령서를 발부해 출입국관리 공무원이 집행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상·하급자끼리 조사와 심사, 보호명령서 발부와 집행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강제퇴거 대상 외국인에 대한 보호조치가 형사 절차상 체포 또는 구속과 비슷한 효과를 가지는 것임에도 이의 집행 과정에 사법부 등 외부기관이나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기관이 견제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다.

아울러 재판부는 "해당 조항이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정성도 인정된다"면서도 "도주우려 외국인의 신병확보와 강제퇴거 절차의 효율성 달성 등과 같은 출입국 관리행정의 편의라는 공익에 비해 기간의 제한없는 '보호'로 인해 외국인의 신체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 발생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