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日보다 깊은 인상 남길 3가지 포인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6월29일 (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을 마중하기 위해 워싱턴 백악관에서 나오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한미 정상간 스킨십 방법과 그 깊이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일본이 극진한 예우로 미일 동맹을 과시하려 하는 만큼 청와대 등 우리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 뇌리에 한국을 남기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7일 일본에, 7~8일 한국에 각각 머문다.

◇'신조와 도널드'처럼 이름 부를까= 친밀도의 척도는 호칭이다. 국가 정상간 대화에선 서로를 예우해 "프레지던트 문" "트럼프 대통령님"으로 서로 불러 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예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였다. 그는 아베 총리와 통화에서 "신조"라며 이름을 종종 부른다는 사실로 화제가 됐다. 일본 언론엔 "신조와 도널드 듀오"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미일 정상 관계가 돈독하다는 걸 자랑하는 셈이다.

최근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인"이란 이름을 들은 걸로 알려졌다. 9월4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전화통화에서라고 한다. 청와대는 호칭뿐 아니라 한미간 공조가 외부의 우려만큼 취약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일본은 2박3일, 한국은 1박2일로 결정됐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순방 중 한국에서만 국회연설을 하는 등 미국 측이 오히려 의미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한중 관계회복 협상에도 미국의 측면지원이 결정적이었다.

◇산책 그 이상의 친교 산책 = 정상회담은 딱딱한 회담과 기자회견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에 양국 대통령 내외가 함께 청와대 경내를 걷는 친교산책이 주목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7일 한미 정상은 단독·확대회담을 마치고 청와대 경내를 걸은 다음 공동기자회견을 갖는다. 김정숙 여사·멜라니아 여사는 회담 때 청와대 상춘재에서 별도로 대화를 나누고 산책에 합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선 아베 총리와 골프 라운딩을 함께 했다. 도쿄의 최고급 와규(쇠고기) 집에서 특별한 만찬도 나눴다. 한국선 국빈 방한답게 문화공연이 어우러지는 환영 만찬을 갖는다. 단 청와대 영빈관 공식행사인 만큼 오붓한 분위기를 만들긴 쉽지 않다. 산책 일정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다. ‘골프’나 '특별한 식사'가 아니라도 트럼프 대통령에 깊은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멜라니아 마음 잡을 비책은= 김정숙 여사와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케미스트리(교감·친밀도)도 중요하다. 멜라니아 여사가 한국을 잊지 못할 나라로 기억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인상에도 유무형의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감성외교다.

정치권에선 한국의 전통문화나 K(케이) 팝 등을 선보이는 상투적인 것보다 멜라니아 여사의 관심사를 포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멜라니아 여사는 슬로베니아 출신 이민자. 이민 초 언어가 통하지 않는 등 스스로 고립감을 느껴본 덕에 학교의 왕따 문제에 관심이 깊다. 교양이 부족할 것이란 선입견을 깨듯 정치·사회 분야 식견도 적지않다고 한다. 노인문제에 관심이 많은 김 여사도 미국 방문 때 그와 관련한 일정을 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