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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갑질…억울해요" 현대판 '신문고' 익명게시판

개인 피해 폭로 창구, 검증없는 확산… 거짓 폭로로 부작용 우려도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입력 : 2017.11.0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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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한샘’사건 피해자의 변호를 맡은 김상균 변호사가 ‘네이트판’에 올린 글 /사진=네이트 판
지난 4일 ‘한샘’사건 피해자의 변호를 맡은 김상균 변호사가 ‘네이트판’에 올린 글 /사진=네이트 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영향력이 커진 온라인 익명게시판이 이슈의 중심에 서고 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폭로가 일으키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게시판 폭로→언론보도 사례 늘어…"SNS, 스마트폰 대중화 영향"

지난달 29일 네이트판(일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올리는 익명 기반 게시판)에는 가구회사 한샘의 신입사원이 입사 직후 직원들에게 수차례 성범죄를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같은 회사 직원들로부터 몰래카메라 촬영, 성폭행 등 성범죄 뿐 아니라 회사측으로부터 회유와 압박을 받았다는 내용의 폭로에 누리꾼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글이 화제를 모은 뒤 언론 보도가 이어지며 한샘은 회장이 직접 사과하고 재발방지에 나서는 등 대응에 나섰고, 사법당국도 재수사 착수 가능성을 드러냈다.

익명게시판을 통한 폭로가 논란이 된 경우는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 4일 해당 게시판에는 현대카드 위촉계약사원이라고 밝힌 이가 현대카드 직원 두 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대나무숲'에 제기된 학생회 비리 의혹 폭로 글 /사진=대나무숲 페이지 캡쳐
'대나무숲'에 제기된 학생회 비리 의혹 폭로 글 /사진=대나무숲 페이지 캡쳐
익명게시판은 대학에서도 주된 폭로의 창구가 되고 있다. 특히 각 대학의 학생들이 이용하는 익명게시판, 이른바 '대나무숲'은 대학 내에서 공식 매체 이상의 파급력을 갖는다. 총학생회나 학교 본부 운영에 대한 불만은 물론 개인간 갈등이나 분쟁을 폭로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익명게시판에서 화제를 모은 글들은 게시판에 그치지 않고 언론보도로 이어져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이슈로 떠오른다. 익명게시판이 언론보도에 앞서 이슈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SNS를 사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온라인 게시판의 영향력도 커졌다"며 "약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들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문제가 공론화 되는데 기여한다"고 분석했다.

◇근거없는 폭로로 피해 발생도…"누리꾼·언론의 성숙한 자세 필요"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익명게시판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명 '채선당 사건'은 익명게시판을 통한 근거없는 폭로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임산부가 채선당의 한 지점에서 식사를 마친 뒤 종업원과 말다툼을 벌이다 종업원에 의해 배가 발로 걷어 차였다는 내용의 글은 수많은 누리꾼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자신이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임산부의 주장에 힘을 싣는 글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 경찰 수사에서 종업원이 임산부의 배를 차거나, 먼저 욕설을 퍼부었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미 해당 기업의 가맹점들은 막대한 이미지 손상을 입어 매출이 급감한 뒤였다.

무분별한 폭로로 인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일부 시민들의 자세도 변하고 있다. 폭로가 거짓으로 드러난 사례를 접하며 '학습효과'를 얻고 있는 것. 대학생 박모씨(23)는 "인터넷에 나온 폭로들을 읽으면 누구나 분노할만한 사건이 정말 많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양쪽 말을 모두 듣고,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익명게시판이 약자의 목소리를 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무엇보다 언론이 이슈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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