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포항여고생들과 '손하트'…지친 맘 녹였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2017.11.24.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방문해 수능을 치른 고3 수험생들과 대화를 마치고 손하트를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진이 발생한 포항에 일찌감치 가려했지만 2018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때문에 참았다던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수능이 끝난 뒤 하루 만인 24일 포항으로 향해 지진과 수능에 지친 학생들의 마음을 녹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포항 지진피해 현장 방문의 첫 일정으로 포항여고를 찾아 전날 수능시험을 치른 고3 학생들을 위로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15일 포항 강진(규모 5.4)이 발생한 뒤 최대한 빠르게 지진 현장을 방문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수능이 16일에서 23일로 일주일 연기되는 등 초유의 사태를 맞자 이를 수능 이후로 연기했다.

특히 대통령이 지진 피해 현장에 갈 경우 여론이 지진 피해 복구 보다는 대통령의 방문에 집중돼 복구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청와대 내부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방문해 학생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7.11.24.

이를 입증하듯 문 대통령은 수능이 끝나자마자 포항을 찾았고, 포항여고 학생들을 만나 손을 잡아주고 함께 '손하트(두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드는 것)'를 그리며 사진을 찍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포항쪽 학생들은 여러가지로 대피 생활도 하고 여진 생활 때문에 제대로 공부도 못했을 것 아닌가"라며 "그래도 역경을 이겨내는 그런 노력이 중요하다. 어려울 때 그만큼 또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역경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 늘 위기가 오히려 기회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면 좋겠다"며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이에 그간 지진과 수능에 고단한 일상을 이어갔던 일부 포항여고 학생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3행시도 선보였다. 한 선생님이 '나그네' 3행시 운을 띄우자 문 대통령은 '나는 그대들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대들도 나를 사랑합니까'라고 3행시를 이어갔고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네'라고 답하며 웃고 박수를 쳤다. 문 대통령은 "선생님이 미리 (3행시를) 가르쳐줬다"며 미소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