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니면 뉴욕"… 中 샤오미, 내년 상장 준비

중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레이 쥔 샤오미 CEO(최고경영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는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본토 증시보다 홍콩이나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AFPBBNews=뉴스1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위해 주요 투자은행(IB)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IPO는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첫 단계로, 샤오미는 중국 본토 대신 홍콩이나 미국 뉴욕증시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IPO 후 샤오미의 시가총액은 500억 달러(약 54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샤오미는 2014년 투자자로부터 11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며 약 56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당시 미국의 차량공유업체 우버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으로 부상했다.


현재는 우버가 약 68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세계 최대 스타트업 자리를 굳혔다.

샤오미는 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2019년까지 '미 홈'(Mi Home)이라 불리는 전용 매장을 1000개로 늘릴 예정이다. 전 세계 애플스토어보다 두 배나 큰 규모다. 인도 시장에서는 향후 3~5년간 5억 달러를 투자한다. 샤오미는 인도에서 이미 삼성전자 (76,900원 ▲600 +0.79%)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샤오미의 인도 매출은 10억 달러에 달했다.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다른 신흥국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레이 쥔 샤오미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4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세계인터넷대회에서 "우리는 중국의 사업 아이디어를 다른 나라에 이식하길 원한다"며 "인도에서 우리는 기적을 만들었고, 3년 만에 최고가 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샤오미가 부침을 겪었지만, 최근의 성과와 시장 상황에 비춰보면 500억 달러 목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케이스 포그슨 EY 금융·자본 시장 글로벌 검증 대표도 "(샤오미의 500억 달러 시총 전망이)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다"면서 "시장에서 기술 기업, 특히 중국과 관련된 IT(정보기술)기업이 인기가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샤오미가 IPO를 진행하면 2014년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 이후 가장 큰 IT기업 IPO 사례가 될 전망이다. 앞서 미국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업체 스냅이 지난 3월 IPO를 진행했지만, 규모가 200억달러 정도였다.

하지만 샤오미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만 나오는 건 아니다. 샤오미가 최근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 오포, 비보 등 경쟁자에 밀리고, 해외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십조 원에 이르는 기업 가치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늘었다. 샤오미는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중국 내 5위에 머물렀다.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샤오미 경영진 중 일부는 IPO 목표를 1000억 달러 이상으로 잡았으나, 투자은행들은 5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샤오미는 IPO 관련 문제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