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뻗는 'K뷰티'…올해 무역흑자 3조 돌파할 듯

해외시장에서 'K뷰티'가 주목받으면서 올해 화장품 무역수지가 사상 최초로 30억달러 흑자를 넘어설 전망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여파로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미국·일본·아세안·유럽 등 비중화권으로 수출이 늘어 두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화장품 수출액은 39억8458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34억3109만달러)보다 16.1% 증가했다. 올해 10월 현재 해외에서 들여온 화장품 수입액은 12억8955만달러로 27억달러에 달하는 무역흑자를 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30억달러 흑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로 뻗는 'K뷰티'…이젠 무역흑자 3조원, 수출효자 '인정'=국내 화장품은 만년 무역적자 산업이었다. 프랑스·미국·일본 등에서 수입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1990년대 이후 줄곧 무역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불면서 'K뷰티' 시장이 급성장한 2012~2013년에도 화장품 수출액보다 수입액 규모가 더 커 1억~3억달러 안팎 적자를 지속했다.

하지만 2014년 사상 첫 흑자(4억8366만달러)를 기록한 후 2015년 15억861만달러, 2016년 27억3381만달러로 흑자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는 10월 현재 무역흑자가 27억달러에 달해 연말까지는 사상 최대치인 3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15억3500만달러(10월 현재)로 'K뷰티' 수출이 가장 많은 국가로 집계됐다. 아세안(4억3500만달러), 미국(3억7600만달러), 일본(1억8200만달러), 유럽연합(1억2200만달러) 등도 주요 수출국이다.


◇'사드' 악재에도 선방했지만…시장 다변화 속도내야=올해 10월까지 대중국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0% 늘었지만 사드 갈등 여파로 예년과 비교하면 성장폭은 확실히 줄었다. 매년 40~50% 이상 가파른 성장을 지속했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친 셈이다. 이는 전체 성장률까지 끌어 내렸다.

다만 사드라는 대형 악재에도 화장품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K뷰티' 열풍이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점차 확산된 것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미국 30.6%, 아세안 28.7%, 유럽연합 40.5% 등 높은 수출액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3억달러 수출탑'을 달성한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은 프랑스, 미국 등 브랜드 못지 않은 명품으로 통한다"며 "오히려 아시아 여성 피부에는 K뷰티 제품이 더 잘 맞는다고 인식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국을 다변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화장품 업체 임원은 "상품성과 트렌디함을 겸비한 K뷰티가 차이나 장벽에 갇혀 있을 이유가 없다"며 "중국과 다른 국가로 사업 비중을 적절히 배분하는 포트폴리오 재구성 작업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