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체포동의안 표결 않기로…향후 구속 절차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뉴스1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억원 상당을 상납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과 관련, 여야가 체포동의안을 표결하지 않기로 합의함에 따라 향후 최 의원의 신병 처리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22일 최 의원 체포동의안을 임시국회 본회의에 보고하되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추가로 열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 및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연 뒤 "오는 24일부터는 최 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를 검찰이 알아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오는 23일 임시국회가 종료되면 현직 의원이 보유하고 있는 '불체포특권'을 상실하게 된다. 헌법상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닌 이상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될 수 없다. 국회가 체포동의안 표결을 하지 않으면 오는 23일까지 최 의원을 구속할 방법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앞서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지난 11일 최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즉각 체포동의 요구서를 검찰로 보냈다. 검찰은 법무부를 통해 이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법상 국회의장은 체포동의를 요청받은 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표결 처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국회가 이를 처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생겼다. 특히 이번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점에서 법원과 검찰도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미 청구한 구속영장을 그대로 유지하되 법원에 요청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오는 23일 이후에 진행하도록 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법원 관계자는 "선례가 없는 일인 만큼 검찰의 요청에 따라 관련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기존에 청구했던 구속영장을 철회하고, 오는 23일 이후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법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부분은 기술적인 문제로 법리상 여러 가능성이 있다"며 "검토를 더 해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 의원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2014년 당시 이병기 전 국정원장의 지시를 받은 이헌수 전 기획조정실장에게서 특활비 1억원을 뇌물로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최 의원은 본인에게 적용된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검찰은 이 전 원장의 진술과 국정원 장부에 기재된 물증 등에 비춰 혐의가 성립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 의원은 또 국정원 특활비가 박 전 대통령에게 상납되는 과정 전반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최 의원이 요구해 국정원 자금을 청와대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이후 매달 상납되던 특활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어나는 과정에도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