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에 묶인' 美 13남매, 샤워도 1년에 단 한번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사진=AP, 뉴시스

2세에서 29세에 이르는 13명의 자녀들을 쇠사슬과 자물쇠로 묶어 집 안에 감금하고 괴롭혀온 미국 캘리포니아의 부부는 자녀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굶기고 1년에 한 번만 샤워를 허용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AP뉴스 등에 따르면 리버사이드 카운티 검찰은 부부의 혐의를 발표하며 "아이들에 대한 학대는 처음에는 단순 방치로 시작됐지만 시간이 가며 점점 심해져 나중에는 몇 달씩 침대에 자녀들을 쇠사슬과 자물쇠로 묶어두는 등 지속적인 학대와 고문으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데이비드 터핀(56)과 루이스 터핀(49) 부부는 아동학대와 감금, 고문, 폭행 등 혐의에 더해 14세 이하 아동에 대한 폭력과 학대혐의가 추가됐다고 전했다.

부부의 자녀 학대 사실은 지난 14일 17세 딸이 창문으로 도망쳐 경찰에 신고하면서 밝혀졌다. 부부는 자신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3명의 자녀들과 함께 화목해 보이는 사진들을 찍어 올리며 완벽한 연기를 해왔다.

17세 딸과 형제들은 2년 전부터 탈출을 계획해왔다. 하지만 17세 딸이 창문으로 빠져나왔던 날, 함께 도망쳤던 다른 딸 한 명은 부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다시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부부의 집으로 출동한 경찰은 아이들의 참상에 큰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들은 영양실조가 심한 탓에 근육을 잃어버린 왜소한 체격에다 인지능력 장애와 신경 손상까지 입은 상태였다. 제일 맏이인 29살 딸의 체중은 약 37kg밖에 되지 않았다.

경찰이 부부를 찾아간 날에도 세 명의 아이들은 침대에 묶여 있었다. 경찰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부부는 황급히 2명을 풀어줬지만 한 명은 여전히 침대에 묶여있었다. 아이들은 수시로 부부에게 얻어맞고 목이 졸렸다. 침대와 바닥에 쌓인 오물로 보아 아이들은 화장실에도 가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며 온 집안은 악취로 가득했다.

부부는 굶주림에 허덕이는 아이들 앞에서 애플파이나 호박파이 등 음식을 먹으며 약을 올리고 조롱하기도 했다고 미 검찰은 밝혔다.

부부는 18일 첫 공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이 혐의를 다 인정받고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고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