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오늘부터 전·월세 보증금 대출 출시…시중은행 '긴장'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지난해 신용대출에서 돌풍을 일으킨 카카오뱅크(카뱅)가 전·월세 보증금 대출상품을 선보인다. 전·월세 보증금 대출도 신용대출과 마찬가지로 100% 비대면과 낮은 금리를 앞세워 인기몰이를 할지 주목된다.

　카뱅은 대출신청부터 서류제출, 대출실행 등 모든 과정을 100%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전·월세 보증금 대출상품을 23일 출시한다. 특히 주말과 휴일에도 대출실행이 가능해 전·월세 계약일이나 이사일을 시중은행 영업일이나 영업시간에 맞출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코픽스 신규취급액 기준 6개월 변동금리 상품으로 금리는 최저 연 2.82％이며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 최고 금리는 개별 신용등급 등을 감안할 때 연 4% 초반으로 예상된다. 최고 금리를 적용해도 시중은행의 통상적인 전·월세 보증금 대출금리에 그친다. 대출한도는 전·월세 보증금의 최대 80%, 금액으론 2억2200만원으로 시중은행 기존 상품과 유사하다.

　전세자금대출은 최근 몇 년간 전셋값 급등으로 규모가 커져 시중은행들의 주요 먹거리로 떠올랐다. 게다가 정부가 사방팔방으로 옥죄는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규제 무풍지대라 시중은행들이 더욱 눈독을 들이며 보폭을 넓혀왔다.실제로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44조원 수준으로 전년말 대비 10조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카뱅의 가세로 전세자금대출시장은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등도 지난해말 모바일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했지만 금리와 편의성 측면에서 카뱅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카뱅은 100% 비대면이 가능한 반면 시중은행의 경우 대출 신청과 실행 등은 모바일로 가능하지만 서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 번은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은행에 직원 출장방문을 신청해야 하는 등 대면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카뱅은 스크래핑 기술과 사진을 통해 서류를 확인한다.

　전세자금 수요가 높은 30대가 카뱅의 주고객이란 점도 시중은행을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카뱅의 연령대별 가입자 비중은 30대가 34.9%로 가장 많고 20대가 28.9%를 차지한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카뱅과 고객이 1대1로 진행하는 신용대출과 달리 전세자금대출은 주택금융공사라는 보증기관이 끼기 때문에 대출 처리가 실제 원활히 진행되는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