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협력업체 "고용부, 본사와 다르게 근로시간 산정"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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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협력업체 측이 제빵기사 체불임금을 지급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시정조치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근로시간 산정에 있어서 본사와 협력업체의 산정기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박성규) 심리로 24일 열린 시정지시처분 취소 소송 첫 변론기일에서 협력업체 측 변호인은 "시정지시는 원고들 소속 근로자들의 연장근로 실태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형식적인 기록을 기준으로 산정하다 보니 그 금액이 110억원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고용부의 시정지시는 연장근로수당 지급 명령과 보고, 관련 자료제출 명령"이라며 "시정지시가 선행 안되는 이상 보고, 자료제출을 이행할 수 없다. 시정지시가 강제된 구조"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출퇴근기록기를 기준으로 하다 보니 출퇴근 준비를 위한 시간도 모두 근로시간으로 산정됐다"며 "또 본사에 대해서는 당초 출퇴근 준비시간도 포함해 산정했다가 최근 빼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협력업체에는 기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연장근무를 하지 않은 시간도 산정됐다"며 "지금까지 연장근로는 점주와 제빵기사, 협력업체의 합의로 진행됐다. 출퇴근기록기와 상관없이 연장근로를 하면 점주의 확인을 받아 협력업체에 청구했다. 지금까지 모두 지급했고 문제 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출퇴근기록기를 기준으로 산정해도 고용부의 시정지시는 위법"이라며 "제빵기사들이 지문인식을 명확하게 하지 않는 경우에도 협력업체들은 점주를 통해 실제 기본근로나 연장근로가 확인되면 출퇴근기록기와 상관없이 수당을 모두 지급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가로 지급된 부분도 있다. 고용부 기준으로 해도 협력업체들이 추가로 지급한 금액은 공제돼야 한다. 해당 금액은 4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재판에 참여한 협력업체 대표는 "연장근로를 청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면 받아들이겠다"며 "하지만 출퇴근기록기로 준비시간까지 포함해 1분 단위 계산해서 110억원을 주라는 것은 용납이 안된다. 끝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고용부 측 변호인은 "재판부가 행정지도에 해당한다고 한 판단이 타당하므로 소송을 각하해달라"며 "임금을 다투는 것은 형사나 민사 절차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시정지시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다투는 것은 법적인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파리바게뜨 노사가 제조기사 노사 상생협약안에 서명 후 손을 맞잡고 있다. © News1

고용부는 지난 9월 파리바게뜨가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 5378명에 대해 사실상 직접 지휘·명령을 해 '파견법'을 위반했다며 직접고용 하라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파리바게뜨는 이를 취소해달라며 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국제산업 등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파견업체 11곳도 고용부로부터 제빵기사들의 체불임금 총 110억1700만원을 지급하라는 시정지시를 받았다. 이에 협력업체들도 임금지급 시정지시 처분취소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파리바게뜨는 노조에 상생법인을 통한 고용을 제시했고, 노조가 지난 12일 합의하면서 본사와 노조 사이의 갈등은 봉합됐다. 고용부의 수백억원에 이르는 과태료도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상생법인에서 협력업체가 빠지면서 협력업체와 고용부 사이의 갈등은 조정되지 않았다. 고용부는 협력업체 측에 형사 절차를 진행한다고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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