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수가 경쟁력"…백화점 'SNS 파워브랜드' 모신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2층에 선보인 SNS 인플루언서 브랜드 편집매장 '아미마켓'/사진=머니투데이 DB

백화점 업계가 '인플루언서(influencer·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 마케팅 경쟁에 나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 1인 방송, 블로그 등에서 수만명 이상 팔로워를 보유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패션·뷰티 브랜드를 단독으로 유치해 젊은 고객들을 백화점으로 유입하는 차별화 전략을 펴는 것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서울 소공동 본점 2층에 인플루언서 브랜드를 한 데 모은 편집매장 '아미마켓'을 선보였다. 이 매장에는 '듀이듀이', '핀블랙', '갈롱드블랑' 등 팔로워수가 최소 3만명 이상인 파워 인플루언서 브랜드를 입점돼 있다. 올해는 팔로워 1만명 이상인 인플루언서 브랜드로 입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중에는 서울 뿐 아니라 부산 본점에도 아미마켓을 연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3월 본점에서 SNS 인플루언서 마켓 팝업 행사를 진행했는데 20~30대 고객이 몰려 3일간 1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실적 검증이 된 사업 모델이라는 판단에 따라 본점에 정식 매장을 열었고 조만간 부산에서도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소공동 본점 아미마켓의 월 평균 매출은 2억~3억원에 달한다. 이는 월 1억원 안팎인 일반 의류 브랜드 매장 매출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주말·공휴일 등 손님이 몰리는 날은 하루 매출이 2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현대백화점도 SNS 파워 인플루언서의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는 행사를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점에서는 인스타그램 팔로워수가 20만명에 달하는 파워 인플루언서 한연아의 패션·뷰티 브랜드 '숏트벗스터닝'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한연아가 매장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SNS에 올리면 수백명의 팔로워가 백화점을 찾아 제품을 구입했다. 무역센터점에서는 1세대 쇼핑몰 '업타운걸'로 유명세를 탄 강희재의 '희재마켓'을 열어 매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신세계백화점은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에 SNS 인플루언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기초케어 브랜드 '헉슬리'와 네일케어 브랜드 '다이애나젤팁'이 대표적이다. 헉슬리는 SNS 등 온라인에서 '인생 미백에센스'로 입소문이 난 브랜드로 신세계와 손잡고 오프라인 시장에 본격 나왔다. 다이애나젤팁은 단 10분만에 전문숍에서 관리 받은 것처럼 예쁜 손톱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 나면서 오프라인 유통망을 개척한 경우다.

백화점 업계가 SNS 등 온라인·모바일 공간에서 유명한 브랜드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인플루언서의 막강 영향력을 활용해 고객 유입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이들의 팔로워 대부분이 20~30대 젊은층이라는 점이 백화점의 목표 타깃층과 같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

4~5년 전 '스타일난다', '난닝구' 등 온라인 패션 쇼핑몰을 백화점에 경쟁적으로 입점시킨데 이은 차별화 전략으로 이들 브랜드가 새로운 패션·뷰티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들 브랜드가 최신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유통 비용이 적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세태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안대준 롯데백화점 잡화여성부문장은 "급변하는 트렌드에 발 맞추고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반영하려는 상품 전략이 인플루언서 브랜드 유치로 이어졌다"며 "다른 백화점에 없는 브랜드를 단독 입점시키면 더 많은 신규 고객 유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