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제치고 세계 1위 산유국 된다

미국이 셰일붐에 힘입어 늦어도 2019년까지 러시아마저 제치고 세계 최대의 산유국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상임이사는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이 올해가 아니면 분명히 내년에는 러시아를 따라잡고 세계 최대의 산유국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비롤 상임이사는 "미국의 셰일 성장률은 매우 강하고, 속도 역시 매우 강하다"며 "미국은 조만간 세계 1위의 산유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원유생산량은 지난해말 하루 1000만 배럴을 넘어섰다. 이에 힘입어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2위 산유국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올들어 유가회복세에 미국 셰일업체들의 원유생산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이달초 미국 원유생산량이 올해말까지 하루 1100만 배럴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세계 1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생산량은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비롤 상임이사는 미국 원유생산량이 2020년 이전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지 않고, 향후 4~5년간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원유생산량 급증은 국제 원유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국제 원유시장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유가를 상승시키기 위해 원유생산량 감축합의를 이행 중이다. 하지만 미국의 원유생산량 증가 OPEC과 주요 산유국들의 감축효과를 상쇄하고 있다.

OPEC과 주요 산유국들이 지난해말 감축합의를 당초 올해 3월에서 올해말까지 연장키로 합의한 이후 올들어 70달러선을 회복했던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가 미국의 생산증대 우려에 최근 60달러 중반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원유생산량 증가로 미국의 원유수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세계 최대이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시장에서 OPEC과 러시아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원유수입은 지난주 하루 160만 배럴 감소한 하루 498만 배럴까지 떨어졌다. EIA가 2001년부터 자료를 취합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다.

비롤 상임이사는 원유생산량 증가가 미국에서만 강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와 브라질도 미국 이외에 주요 원유생산량 증대 국가들“이라고 지적했다.

원유공급에 비해 수요 증가는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수요측면에서 IEA는 올해 글로벌 원유수요가 하루 14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비롤 상임이사는 밝혔다.

한편, 국제유가는 이날 미국의 가파른 원유생산량 증가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4월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대비 배럴당 90센트(1.4%) 하락한 63.0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4월분 북해산브렌트유는 전일대비 배럴당 87센트(1.3%) 떨어진 66.63달러로 장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