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사라진 안희정, 왜? "공황 상태, 오래 안 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진= 머니투데이DB

여비서를 수 차례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잠적해 사흘째 연락이 두절된 상태인 가운데 그의 잠적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일 김지은 정무비서의 성폭력 폭로 이후 안 전 지사는 관사에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 전 지사는 6일 오전 0시50분쯤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도지사직 사퇴와 정치활동 중단 의사를 밝혔을 뿐 일체의 외부 노출을 피하고 있으며 소재 파악은 물론 연락도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안 전 지사가 현재 개인적으로 심리적 공황에 빠진 상태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프로파일러(범죄심리전문가)인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안 전 지사는 머릿 속이 뒤엉켜 있는 상태일 것"이라며 "자신이 영향력 아래 놓여 있었다고 생각한 비서의 예상치 못한 폭로에 더해 문제가 불거진 당일에도 미투 운동과 여성 인권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 등 많은 일을 겪어왔던 안 전 지사지만 대권까지 노리는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일생일대 최대의 충격이라는 것이다.


안 전 지사의 잠적은 심리적 충격의 문제도 크지만 현실적 계산까지 고려한 결과로 볼 수도 있다. 온 사회적인 관심이 자신에게 집중된 상황에서 노출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안 전 지사는 사건이 터지자 성폭력에 대해 '합의에 의한 관계'라고 했다가 '비서진의 입장은 잘못'이라고 하는 등 두 번의 입장 발표를 했는데 전부 악수였다"며 "잠적은 했지만 여론 등 상황을 지켜봤을 안 전 지사가 현재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오 교수는 안 전 지사의 잠적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선 상황에서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사회적 유명 인물인 안 전 지사가 일반인처럼 잠적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안 전 지사도) 잠적이 오래될수록 좋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범죄자처럼 수갑을 찬 채 모습을 드러내는 것보다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 전 지사가 잠적한 후 안 전 지사를 구속하라는 청원이 빗발치는 가운데 그의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는 청원도 올라오고 있다. 지난 6일 '안희정에 대한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는 청원글을 올린 청원인은 "안희정은 현재 극단적인 심리공황 상태에 있을 것"이라며 "신병확보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는 최악의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도 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경찰 당국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오 교수는 이에 대해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이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단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