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더 주면 중소기업 갈까… "실업난 숨통" vs "그래도 안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교 취업정보 센터에서 한 학생이 채용정보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뉴스1

정부가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연간 1000만원 규모의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의 지원방안을 발표했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5차 일자리위원회에서 정부는 청년 일자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평균 실질임금이 연 2500만원가량인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정부가 직간접으로 연간 약 1000만원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평균 2500만원인 중소기업 취업자의 연봉을 약 3800만원인 대기업 취업자와 비슷하게 만드는 대책이다.


대책에 따르면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통해 청년이 3년간 600만원을 모으면 기업이 600만원, 정부가 1800만원을 더해 돌려준다. 3년간 3000만원을 모을 수 있는 방법으로 지금까지는 이런 형태로 2년간 16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교통비(연 120만원) 주거비(연 70만원) 등을 포함, 연간 1035만원가량을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대책에 대해 청년들 사이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단 연간 1000만원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에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취업준비생 김모씨(28)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월급차이가 너무 커서 취업과 동시에 격차가 벌어진다"며 "결혼자금, 전세금 마련 등 쓸 돈이 많은 취업 초기라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취업준비생 박모씨(26)는 "인원이 많은 90년대생이 취업시장에 나오는 앞으로 몇년 동안 특히 실업난이 심할 것"이라며 "그동안이라도 취업시장의 숨통을 터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반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드러내는 이들도 많다. 대학생 양모씨(27)는 "취업준비생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건 저임금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일단 취업을 하고나면 이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업에 비해 근로여건이 여러모로 열악한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취업경쟁 완화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년'이라는 제한된 기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대학생 최모씨(24)는 "구직할 땐 단순히 초봉만 보고 결정하지 않는다"며 "3년 동안 3000만원이라면 큰 돈이지만 이후 혜택이 사라진다는 것을 아는 상황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복잡한 내용을 담고 있는 대책에 대한 적극적 홍보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청년내일채움공제의 경우 지난해 예산집행률이 55%에 불과했다. 직장인 이모씨(29)는 "1000만원을 국가에서 지원해주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정확한 내용을 모른다"며 "교통비·주거비 지원과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복잡한 내용이 많아 홍보가 더 많이 됐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