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리' 개발한 김윤 SKT 센터장 "AI 혁신? 인재가 우선"

김윤 SK텔레콤 AI리서치센터장/사진제공=SK텔레콤

"AI 혁신을 위해서는 인재 확보, 기술 고도화, 자율학습이 필수적이다."

지난 2월 SK텔레콤 AI리서치센터장으로 선임된 김윤 센터장은 애플 음성인식 개발 팀장과 홈팟(HomePod)의 '시리(Siri)' 개발 총괄을 역임한 머신러닝 전문가다.


AI 전문가인 김 센터장이 SK텔레콤 AI리서치센터 초대 센터장으로 부임한지 약 두달만에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섰다. 김 센터장은 4일 SK텔레콤 기자실에서 진행된 'New ICT 포럼'에서 향후 SK텔레콤이 선보일 AI 미래상을 소개했다.

◇AI 전문가의 SKT '인공지능(人工知能)' 구상은=이날 김 센터장은 SK텔레콤의 AI 연구개발에 대한 구상을 '인(人), 공(工), 지(知), 능(能)' 네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우선 인(人)은 무엇보다 인간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며 사람과 기계가 함께 진화해야 한다는 것. 세계적인 AI선도기업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선 이를 구현할 글로벌 최고수준의 인재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김 센터장은 설명했다.


공(工)은 기초기술이 사용자의 실생활에 다가가는 것으로 AI 발전을 위해선 대규모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갖춰야 하며 신속하고 끊임없는 기술 고도화가 필수적이라는고 김 센터장은 강조했다.

지(知)는 SK텔레콤이 가진 고유 경쟁력을 고려해 미래 핵심 성장 분야에서의 AI R&D 역량을 더욱 전략적으로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김 센터장은 "차세대 AI는 별도의 지도학습 없이도 성능이 향상되고, 오류를 범한 경우에 원인을 파악해내 결국 인간이 가르치지 않아도 무엇을 배워야 할지 스스로 찾아 배우는 학습 기법들의 선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능(能)은 다가오는 5G에 최적화된 스마트 네트워크와 콘텐츠 개발은 물론 고객들이 직접 보고, 그리고, 듣고, 말하고, 읽고, 쓰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유저 인터페이스로 구현되는 수준까지 도달시키겠다는 목표다.

김 센터장은 SK텔레콤이 선보일 AI와 관련해 "뉴 ICT 컴퍼니로의 변신을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 확보, 관리와 융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AI리서치센터가 하는 일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AI 기술 창조와 혁신을 통해 SK텔레콤의 네트워크, 서비스, 데이터에 고유한 지능정보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AI는 복잡하고 정리되지 않은 원천 데이터(Raw Date)로부터 기존에는 쉽게 확보하기 어려웠던 지식과 인사이트를 얻어내는 한편 인간에게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 개발 총괄이 SKT AI 리서치센터 택한 이유는=한편 AI리서치센터는 SK텔레콤이 지난해 말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기술을 신속히 확보하기 위해 R&D(연구개발) 강화차원에서 신설한 조직이다. AI 요소기술 개발과 사업 가능성 기술 검토 등을 맡는 만큼 이를 촐괄할 센터장 영입에 SK텔레콤이 특히 공을 들였었다.

1971년생인 김 센터장은 카이스트 학사, UC샌타바바라 석사, 스탠포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SIR 인터내셔널 연구소에서 음성인식 연구원으로 5년간 일했다. 네오스피치 공동 창업자 및 CTO(최고기술책임자) 등을 거쳐 음성인식 기술 업체인 노바리스 CEO(최고경영자)를 지냈다. 2013년 노바리스가 애플에 인수되면서 최근까지 애플에서 시리 AI 기술연구 개발 및 고도화를 담당했다.

김 센터장은 25년만에 한국에 들어오면서 SK텔레콤을 택한 이유에 대해 "애플에 있을 때나 그 전에도 모바일 단말기,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한 것을 연구했는데 SK텔레콤은 디바이스 제조사가 아닌 만큼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며 "SK텔레콤, 나아가 SK 그룹이 갖고 있는 기업 문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에 끌려 입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I리서치센터의 인력 등 조직 운영에 대해서는 "현재 과거 SK텔레콤의 AI 연구를 담당했던 T-브레인 조직을 밑에 두고 있다"면서 "현재 인력은 30명 수준으로 연말까지 인력규모를 두배 정도 늘리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AI 관점에서 봤을 때 SK텔레콤이 가지고 있는 자산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이 제공하는 테이터"라며 "데이터의 양 뿐 아니라, 종류, 다양성, 퀄러티(질)은 한국에서 모이는 데이터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AI에 대한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은데 그에 비해 기술개발 및 상용화 수준은 기대와 관심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기술이 급변하고 있고 앞으로 개발될 AI 기술이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보다 훨씬 많은 만큼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지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