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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공원 논란… 해외는 어떻게 해결했나

화랑유원지에 추모공간 건립 계획…안산시민 "유원지 성격과 맞지 않아"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입력 : 2018.04.16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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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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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올해로 4주기를 맞았다. 4년이나 지났지만 '304명의 안타까운 희생을 잊지 말자'는 추모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그러나 희생자들의 추모공원 건립 여부를 두고 안산시민들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고 있다.

◇안산시,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건립 추진"=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화랑유원지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는 합동 분향소가 있다. 2014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분향소는 오늘(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 영결식을 마지막으로 철거된다.

대신 이곳에는 희생자 봉안시설을 포함해 세월호 추모공간이 새로 들어선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지난 2월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0년까지 화랑공원에 추모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자녀들을 가슴에 묻은 단원고 유가족의 의견과 지난해 9월 화랑공원을 1순위로 선정한 국무조정실의 세월호 추모공간 조성지 결정 연구용역을 따른 결정이다.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내에 위치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합동 분향소 모습(왼쪽). 안산시가 밝힌 화랑공원 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공간 예상도. /사진 제공= 안산시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내에 위치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합동 분향소 모습(왼쪽). 안산시가 밝힌 화랑공원 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공간 예상도. /사진 제공= 안산시
안산시는 62만㎡ 규모인 화랑공원의 일부 유휴부지 2만2940㎡(약 7000평)에 추모공간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다. 희생자의 유해를 기리는 봉안시설은 추모공간이 '혐오시설'로 인식되지 않기 위해 660㎡(약 200평) 규모로 지하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시는 현재 추모공간 건립 찬성·반대 관계자 각각 20명과 전문가 10명을 포함한 '50인 위원회'를 꾸려 세부 건립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시민들의 휴식공간, 납골당 납득 어려워= 이 같은 시의 결정에 일부 안산시민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안산 중심부에 위치해 오랫동안 시민들의 휴식공간 역할을 해온 화랑유원지를 추모공원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 일부 시민은 '화랑유원지 세월호 납골당 반대 시민행동'(화랑시민행동)을 결성해 화랑유원지 내 추모공간 건립 반대 입장을 적극 표명하고 있다.

안산시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공간 건립을 추진하는 화랑공원의 위치. 시 중심부에 있으며 주변에 주택가가 들어서 있다. /사진= 네이버 지도
안산시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공간 건립을 추진하는 화랑공원의 위치. 시 중심부에 있으며 주변에 주택가가 들어서 있다. /사진= 네이버 지도
정창옥 화랑유원지 세월호 납골당 반대 시민해동 공동대표는 "추모공간이 유원지 내 3.7%에 불과하다지만 따지고 보면 축구장 3개 크기"라며 "70만 안산시민이 애용하고 주택가가 밀집한 화랑유원지에 '납골당'(봉안시설)이 들어오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이를 반대하는 안산시민 3만7000여명의 서명을 시에 제출했지만 묵살당했다"며 "법적으로 장묘 시설을 둘 수 없는 유원지에 시민들의 동의도 없이 봉안시설을 세운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이어 "시민들은 추모공간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만 부곡동 하늘공원묘지, 와동 꽃빛공원 등 기존 공원묘지에 추모공간을 건립해 시민들의 상처를 줄이자는 것"이라고 추모공간 변경을 촉구했다.

화랑유원지 세월호 납골당 반대 시민행동(화랑시민행동) 등 30여명이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화랑공원 내 추모공원 조성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 뉴스1
화랑유원지 세월호 납골당 반대 시민행동(화랑시민행동) 등 30여명이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화랑공원 내 추모공원 조성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 뉴스1
일부 시민들도 봉안시설이 유원지인 화랑공원 내에 들어서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안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강모씨(28)는 "즐거움의 장소인 유원지가 (추모 공간이 들어서면) 희생자들의 추모 공간으로 바뀐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며 "정말 희생자를 위한다기보다 보여주기 식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화랑유원지 내 추모공간 건립 취지를 동의하는 시민도 있다.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산에 거주하는 이모씨(31)는 "화랑공원은 이미 4년 동안 분향소가 자리했던 곳"이라며 "봉안시설을 지하화한다면 크게 꺼림칙할 일도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심 추모공간, 해외도 있어= 안산시는 도심 한복판 추모공간이 오히려 침체된 안산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며 시민들을 다독이고 있다. 환경친화적이고 독창적인 복합문화공간을 마련해 지역 발전에 이루겠다는 것이다. 시는 단원고등학교에서 내려다 보이는 상징적인 의미와 동시에 인근 초지역세권과 연계해 지역 경제를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가꾼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도심 내 추모공간이 혐오시설이 아닌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해외 사례도 있다. 독일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공원이 대표적이다. 베를린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관광명소인 이곳에는 2차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학살된 유대인을 기리는 잿빛 비석 2711개가 늘어서 있다.

일본 히로시마에 위치한 평화기념관(왼쪽)과 미국 뉴욕시 '국립 911 추모관'의 모습. 두 장소 모두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희생자 추모 기념 장소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사진 제공= 뉴스1
일본 히로시마에 위치한 평화기념관(왼쪽)과 미국 뉴욕시 '국립 911 추모관'의 모습. 두 장소 모두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희생자 추모 기념 장소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사진 제공= 뉴스1
미국 뉴욕에 위치한 '국립 911 추모관'도 매일 2만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도시 명소로 자리잡았다. '그라운드 제로'라는 이름으로 2001년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건물 부지에 건립된 추모관은 테러로 희생된 2983명의 희생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일본 히로시마는 1945년 원자폭탄에 붕괴된 '원폭 돔'(히로시마 상업전시관)을 그대로 두고 약 14만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탑과 각종 조형물을 세운 평화공원을 조성했다. 반쯤 무너지고 골조만 남은 건물이 우뚝 서 있지만 흉물스럽다기보다 이 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전쟁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상징의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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