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해법 도출 실패…대화해결 의지는 확인

이틀간 진행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구체적인 해법을 도출하는데는 실패했지만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하지만 일부 문제에 대해 큰 이견이 존재한다고 밝혀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류허 중국공산당 중앙 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만나 양국 무역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효율적이며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4일 보도했다. 미국 대표단은 전날 중국을 방문해 이틀 연속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통신은 양측이 미국의 대중국 수출 확대, 양자 서비스 무역, 쌍방향 투자, 지식재산권 보호, 관세 및 비관세 조치 해결 등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교환했고 일부 영역에서 공동 인식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양측은 모두 건강하고 안정적인 미중 무역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양국에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으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무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측은 일부 문제에서 비교적 큰 이견이 존재하고 있어 계속해서 업무를 통해 더 많은 진전을 거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국은 앞으로도 계속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측이 현안들에 대해 서로의 입장과 요구를 충분히 듣고 일부 분야에서 공통 인식을 이루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해법을 도출하는데는 실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양측이 대화 해결을 위해 소통을 계속하겠지만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관세 등 상대를 압박하는 강공책도 함께 구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당분간 미중 간의 무역 전쟁 우려는 계속된다는 얘기다.

앞서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대표단이 이번 협상에 앞서 연간 3750억 달러에 달하는 대중 무역적자를 2020년까지 최소 2000억 달러(215조3000억원) 축소할 것을 요구하는 문건을 중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요구안은 또 중국에 첨단분야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결정적이지 않은(non-critical) 부문의 모든 제품'에 대한 관세를 미국이 수입에 적용하는 것보다 높지 않은 수준으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지적재산권 분쟁에 대해 보복조치를 하지 말 것과 협상 후 진행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분기별로 회의를 정례화하자는 제안도 요구안에 담겼다고 이 매체들은 전했다.


요구안에 대한 중국의 답변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번 협상의 결과에 비춰보면 순순히 응할 의사는 없어보인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자의 질의에 답하는 형식으로 "3∼4일 열린 미중 무역담판에서 중국은 ZTE 제재안에 대해 미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업정한 교섭'은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는 의미다. 협상에서 수세적으로만 대응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미국 측은 중국의 '엄정 교섭'을 중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상무부 대변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