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5월 국회', 미뤄 둔 민생법안 5가지

42일간의 공전을 끝내고 국회가 정상화됐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드루킹 특검'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며 국회의 입법기능을 온전히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시정연설에서 추경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며 "생계형적합업종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건설근로자고용개선법 등 경제 분야 민생법안 입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두 달 가까이 멈춘 국회 시계를 움직여달라는 호소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5월 국회에서 처리가 시급한 법안 내용을 정리했다. 여야가 통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법안들이다.


◇물관리 일원화 법=물관리 일원화는 국토교통부가 담당하는 '수량'과 환경부가 책임지는 '수질'을 환경부로 합치자는 내용이다. 물관리 일원화는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물 기본법, 물관리 기술개발 촉진 및 물산업 육성에 관한 법 등 3개 법안이 이에 해당한다.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물관리를 위해 필수적인 법안이지만 각 당의 입장이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환경부 이관, 자유한국당은 물산업 클러스터 육성, 바른미래당은 물관리위원회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여야는 물관리 일원화 관련 3법을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나 내용에 있어서는 협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규제프리존특별법과 규제혁신 5법=규제를 풀어 신산업을 육성하자는 법들도 처리가 시급하다. 야당은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에 규제프리존을 설치해 신산업 규제를 완화하자는 규제프리존특별법 통과를 주장하고 있다. 일종의 경제특구를 만들자는 것이다.


반면 여당은 지역이 아닌 산업을 중심으로 한 규제혁신 5법(행정규제기본법,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융합특별법, 지역특구법)의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특정 규제를 완화할지 미리 정하지 않고 민간이 특정 분야에 대한 규제완화를 요청하면 소관부처가 심의해 들어주는 방식이다.

◇생계형 적합업종법=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특별법은 대기업의 진출로부터 영세 기업·상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법안이다. 특히 소상공인의 생계와 밀접한 골목상권 사업 분야에 대기업이 진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적합업종에는 영세한 도매·소매업, 식자재납품업, 음식점업, 공구상 등이 지정될 전망이다.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은 2006년 폐지된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를 되살리기 위한 법안이다. 고유업종제도 폐지 후 음식료, 제과 도소매업 등에 대기업 계열사가 진출해 소상공인의 생존이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 영세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국민경제의 균등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젠트리피케이션(상권 내몰림)을 방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과도한 임대료 부담 없이 안정적 환경에서 소상공인이 생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20대 국회에서만 22개의 개정안이 발의될 정도로 여야 모두 관심이 큰 법이다.

개정안은 임대차계약 갱신청구권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갱신청구권이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같은 자리에서 최소 10년간 장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시행령 개정으로 보증금·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이 5%(기존 9%)로 내려간 만큼 임대료 하락 효과도 있다. 전통시장 상가 권리금을 보호대상으로 지정하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됐다.

◇건설근로자 고용개선법=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건설근로자 고용개선법) 개정안에는 건설근로자공제제도 가입범위를 건설기계 소유 근로자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건설기계 소유 근로자들은 실제 환경이 근로자와 유사함에도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공제제도 혜택을 받지 못했다.

또 건설근로자의 임금보호를 위한 임금 구분지급 및 확인제도와 공제부금 지급기준 12개월을 없애는 방안이 담겼다. 건설근로자들의 임금을 보장하고 12개월을 충족하기 힘든 근로자들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