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설 내진 보강 5.4조 투자…민간 인증제 실시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그래픽 제공=행정안전부

정부가 기존 공공시설물 내진 보강 대상을 80% 늘리고 앞으로 5년간 5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민간의 자발적 내진보강을 유도하기 위해 시설물 인증제도 시행한다. 신속한 지진 대응을 위한 경보와 교육 강화는 물론 지진 피해 주택 복구 지원금을 평균 40% 늘리는 등 피해 복구 대책도 개선한다.

정부는 24일 이같은 내용의 '지진방재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행정안전부 등 14개 관계부처,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지진방재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한 결과다.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마련한 지진방재종합대책을 보완하고 지난해 포항지진 수습과정에서 나타난 미비점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

◇ 내진 보강 대상 공공시설물 10만여개→18만여개…민간 인증제 10월부터

내진율 향상을 위해 공공부문 재진보강 사업을 확대한다. 기존 계획보다 8만여개 늘린 전국 18만여개 공공시설물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전체 사업을 당초 계획보다 10년 앞당긴 2035년까지 마무리한다.

유치원과 초중등학교 는 2029년까지 국립대학은 2022년까지 내진보강을 완료한다. 각각 완료 목표 시점을 기존보다 5년 단축해 잡았다. 철도, 지하철 등 주요 SOC(사회간접자본) 시설은 내년까지, 변전소와 발전소 건축물은 올해 안에 내진보강을 완료한다. 원자력발전소는 20년 이상된 노후원전에만 구축된 주요기기와 배관피로도 감시시스템을 전체 원전으로 2023년까지 확대한다.

정부는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 '지진안전 시설물 인증제'를 오는 10월 시행키로 했다. 미국 내진성능인증제도나 일본 주택성능표시제와 같이 내진설계·시공이 완료된 건물을 인증하는 제도다. 정부가 인증신청자에게 내진성능평가 비용의 3분의2를 지원한다. 내진 설계를 하면 용적률 완화(10%)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인센티브를 지역 조례로 지정해 민간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포항 지진 당시 문제가 된 필로티 건축물 안전성 보강을 위해 3층 이상 필로티 건축물을 설계·시공할 때 건축구조기술사의 설계 확인과 감리를 내년부터 의무화한다. 연말까지 필로티 건축물 설계예시와 시공상세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내신설계 이행 확인절차도 오는 9월까지 마련한다.

신속한 지진 대응을 위해 조기경보와 전달체계도 개선한다. 지진조기경보 발표시간을 7~25초까지 단축하고 대규모 국외지진의 국내 영향에 대한 조기경보도 시범 실시한다.

포항지진 당시 문제가 된 긴급재난문자 미수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정부는 미수신 단말기가 전국 59만대(2G)가 있는 것으로 파악해 이를 LTE 단말기로 무료 교체토록 추진한다. 규모 6.0 이상 지진이 발생하면 수신 거부 설정을 해도 긴급재난문자를 받도록 개선한다. 국민들이 문자 알림음으로 겪는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재난별 시급성에 따라 긴급재난문자 수신음도 다르게 설정한다.

◇ 피해자 심리지원 강화, 주택복구 지원금↑…교육·훈련도 확대

복구 지원 체계도 보완한다. 주민 접근성 등을 고려해 지진실내구호소와 옥외대피소를 확대 지정하고 지정된 구호소 외에도 이재민 요구, 수용 인원 등을 고려해 안전점검 후 긴급 지정·운영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재난심리회복지원단 설치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올해 국가 트라우마센터를 전국 5개소에 설치한다.

이재민들의 건의가 많았던 정부의 주택 복구 지원금액은 주택 전파의 경우 900만원에서 1300만원, 반파는 450만원에서 650만원으로 인상한다. 인명피해에 대한 지원기준을 장해 7등급에서 14등급으로 완화한다.

지진 피해역을 특별재생지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지난달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해 올해 하반기에는 포항 지진으로 피해가 컸던 흥해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 외에도 전국 단층 조사 기간을 당초보다 5년 앞당긴 2036년까지로 정했다. 국가시설이나 택지 조성 중 단층을 발견하면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지진·화산재해대책법 개정도 추진하고 전국 액상화 위험지도를 작성할 예정이다. 전국 지진대피 훈련을 연 2회 실시하고 지진체험시설을 확충하는 관련 연구·교육도 강화한다.

류희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는 국민들의 관심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