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종전 선언 가능성"…원/달러 환율 1071.9원 마감

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8.05.08./사진=뉴시스

재차 강화된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분위기에 원/달러 환율이 3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일정이 확인된 데다 종전 선언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까지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1원 내린(원화 강세) 1071.9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31일 이후 3거래일째 하락한 것으로 이날 종가는 지난달 14일(1068원) 이후 3주 만에 최저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의 하락분을 반영해 전일대비 3.5원 내린 1071.5원으로 출발했다. 개장 직후 1069.1원에 장중 저점을 기록했지만 이내 1070원선을 회복한 뒤 1070~1072원 사이에서 좁은 움직임을 보였다.

주말 사이 등장한 국제금융시장의 새 소식들이 역외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주도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위원장 친서를 전달 받은 뒤 면담을 진행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날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재확인했다. 지난달 24일 북미 회담이 취소된지 8일 만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의 가능성이 있다"는 말까지 했다. 이 발언은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를 크게 낮춰 원화 가치의 상대적인 강세를 이끄는 역할을 했다.

미국의 고용통계 호조로 뉴욕 증시가 상승하는 등 살아난 위험선호 심리도 영향을 미쳤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5월 취업자수는 22만3000명으로 시장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재료였던 이탈리아의 정세 우려도 완화되면서 위험추구 분위기에 한 몫을 했다.

국내 증시도 상승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뒷받침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8.80포인트(0.36%) 오른 2447.76에 마감했다. 외국인도 장중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돌아섰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163억원 순매수했다.

다만 개장 후 원/달러 환율은 1060원대로 내린 뒤 곧바로 1070원선 위로 올라서는 모습을 보였다. 저가 매수세가 1070원선을 탄탄히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오후 들어 활발한 움직임 없이 1070원대 초반에서 지루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편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77.25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7.81원 하락했다. 같은 시각 원/유로 재정환율은 1유로당 전거래일 대비 2.02원 내린 1253.37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