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넷플릭스·페이스북 산다'…해외주식 거래 급증

#직장인 이모(40)씨는 최근 넷플릭스 주식을 구입했다. 평소에도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은 있었는데 지난달 A증권사 글로벌 세미나에 참석한 뒤 매수를 결정했다. 한국 주식 시장보다 변동성이 덜한 반면 성장성은 크다는 생각이 들어 미국 우량 종목에 대한 매입 비중을 키워갈 생각이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해외주식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해외주식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국내 시장에 한해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면 이제는 미국, 중국 등 해외의 우량 종목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추세다.


시장의 수요를 반영해 증권사도 관련 인력 확충과 조직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을 다변화 할 수 있고 수수료경쟁도 덜해 수익성 확보에 긍정적이다.

19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해외주식 거래액(6월18일 기준)은 165억9762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93억1674만달러)보다 78.1%(72억8088만달러)가 늘었다.

증권사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도 증가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991억원에 그쳤지만 올 1분기에 40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의 40.9%에 달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대우 (7,550원 ▲220 +3.00%)와 삼성증권 (38,050원 ▲700 +1.87%)이 각각 130억원과 110억원으로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다.


최환봉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주식컨설팅팀장은 "해외주식 투자에 대해 불안감을 가졌던 고객들도 실제로 투자한 뒤에는 비중을 늘려가는 분위기라"며 "국내 시장은 성장성이 정체돼 있고 변동성이 큰 반면 미국은 크게 조정을 받지 않으면서 중장기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에서 추천하거나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는 종목들은 흔히 FANG이라고 일컫는 대표적인 IT기술주인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이 꼽힌다.

해외주식 거래 증가는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 다변화와 수익성 보완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전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국내와 달리 수수료 경쟁이 없어 수익성 보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수익의 다변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며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의 비중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해외주식 거래는 결제와 거래 실행, 투자 정보 제공 등 상당한 인프라가 수반되야 하기 때문에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형증권사 중에는 미래에셋대우가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중에서 처음으로 해외자산주식 자산이 5조원을 넘긴 미래에셋대우는 별도 조직 신설 뿐 아니라 글로벌주식전문가 과정을 운영해 연말까지 200명의 직원을 해외주식 전문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