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통신 수난시대… ZTE 이어 차이나모바일도 美진출 제동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컨퍼런스'의 차이나 모바일 부스에 관람객들이 몰려 있다. /AFPBBNews=뉴스1

중국 통신업계가 수난을 당하고 있다. 중국의 '기술 굴기(倔起)'를 이끄는 핵심 산업이었지만, 그 때문에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표적이 돼 잇달아 철퇴를 맞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미국 상무부 산하 미국통신정보관리청(NTIA)이 최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차이나모바일이 2011년에 신청한 미국 내 음성 데이터 사업을 허가하지 말도록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국유기업인 차이나모바일이 미국 통신시장에 진출하면 간첩 행위에 이용돼 미국의 국가안보를 헤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NTIA는 "차이나모바일이 (미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면서 "중국 정부의 통제와 영향력에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FCC는 차이나모바일의 신청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중국 내 9억명에 가까운 가입자를 보유했으며, 가입자 기준 세계 최대 이통사다. 또한 세계 최초로 5세대(5G) 통신 상용화를 노리는 중국의 핵심 업체이기도 하다. 중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이 중국 통신업체를 표적으로 공세에 나선 셈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 2위 통신업체 ZTE를 상대로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를 가했으며, 이 때문에 ZTE는 폐업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미국 하원이 ZTE와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가 미 국방부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납품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을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며칠 앞두고 다시 한 번 일제 사격을 시작했다"고 했다. SCMP는 "차이나모바일 사례는 트럼프 행정부가 여전히 중국 국유기업에 대해 안보 위협을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