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의 '작심 퇴장', KIA 후반기 반등 모멘텀 될까

KIA 김기태 감독

KIA 김기태 감독은 작심한 듯 보였다. 비디오 판독이 끝나자마자 바로 나와 항의했다. 그리고 결국 퇴장을 당했다. 후반기 첫 경기부터 나온 퇴장. 과연 김 감독의 퇴장이 KIA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는 17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서 6-3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KIA는 전반기 5연패 늪에서 탈출, 41승 45패를 기록했다. 리그 순위는 6위를 유지했다. 반면 삼성은 4연승이 끊기며 후반기 첫 경기를 패배로 출발했다.

배수진의 각오로 나선 KIA는 1회부터 2회까지 한 점씩 허용하며 끌려갔다. 이어진 3회에도 또 한 점을 내줬는데, 이 과정에서 김기태 감독이 퇴장을 당했다.

3회 2사 2루 상황서 이지영의 좌전 안타가 터졌고, 2루 주자 김헌곤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돌진했다. 김헌곤은 포수 김민식의 태그를 피해 홈플레이트를 지나쳤고, 재차 홈으로 슬라이딩을 시도해 세이프에 성공했다.


이때 KIA 벤치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그러나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세이프 판정이 내려지면서 점수는 3-0이 됐다. 그런데 바로 이때.

김기태 감독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라운드 위로 나와 강하게 항의했다. 김 감독이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할 경우, 무조건 퇴장 당한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그래도 김 감독은 작심한 듯 계속해서 항의를 펼쳤다.

중계 화면에는 "퇴장을 시키라"고 말하는 김 감독의 모습도 포착됐다. 결국 심판진은 퇴장을 명했다.

'2018 리그 규정' 제28조 비디오 판독 11항 '비디오 판독 신청 및 결과는 최종적'에 따르면 '비디오 판독이 실시되면 선수단 및 양 구단 관계자는 더 이상 심판팀장의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업삳.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심판은 선수단 및 관계자에게 퇴장을 명한다'고 명기돼 있다.

결국 김 감독은 곧바로 퇴장을 당했다. 평소 김 감독의 항의 스타일은 길지 않고 짧다. 또 심판진과 거칠게 몸싸움을 하면서 충돌하는 일도 없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김기태 감독도 쉽게 물러서지 않고 강하게 맞섰다. 퇴장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몇 차례 자신의 말을 더 건넨 뒤에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6월 20일 힐만 감독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감독 퇴장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퇴장 당할 걸 뻔히 알면서도 강하게 항의를 했고, 결국 퇴장 명령을 받았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퇴장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걸까. 일단 심판진을 향한 강력한 메시지다. 퇴장을 당하면서까지 항의를 하면서 매끄럽게 경기를 진행해달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또 선수단을 향한 분위기 전환 메시지로도 읽힌다. 공교롭게도 KIA는 사령탑의 부재 속에 뒷심을 발휘해 이날 6-3 역전승을 거뒀다.

사령탑이 없는 가운데 5연패 늪에서 탈출한 KIA. 과연 김 감독의 '작심 퇴장'이 향후 KIA 반등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린다.